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교토의정서가 발효되면서 자동차업체들이 소형차 생산을 늘리고 있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개막한 제네바 모터쇼에서 도요타, 푸조, 폴크스바겐, 르노, 시보레 등 자동차업체들은 앞 다퉈 신형 소형차 및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고급 살롱으로 유명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도 각각 소형차인 1-시리즈와 B-클래스 해치백을 선보이며 소형차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FT는 자동차업체들이 소형차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를 교토의정서 발효로 자동차 배기가스 등 온실가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토의정서에 따라 유럽연합(EU)은 유럽 자동차업체들에게 오는 2008년까지 신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현재보다 24% 줄이도록 하고 있다.
아시아업체들은 2009년부터 이 규정을 적용 받게 된다. 지난 주 도요타의 후지오 조 사장은 소형차 ‘야고’를 출시한 배경을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목표를 이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자동차업체들은 환경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소형차를 더 많이 생산할수록 마진폭이 줄어들어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또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기술투자가 필요하고 이는 가격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자동차업계에는 부담이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자동차업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푸조 시트로앵의 장 마르탱 폴츠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동차업체를 규제하기 보다 운전자들의 운전습관을 바꾸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