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장르 결합 '하이브리드 공연' 무대 예술계 '벽' 허문다

'오페라+연극' '연극+영화' 등 다양한 작품에 관객들도 호응<br>일부 질낮은 공연 내놓아 빈축 "흥미위주 탈피 작품성 높여야"

CJ아지트 '씨네플레이'

'에투알 갈라 발레'

연극ㆍ영화ㆍ무용ㆍ클래식 음악 등 서로 다른 장르를 결합한 '하이브리드(hybrid)' 공연이 무대예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일부 전위예술(前衛藝術)에서 즐겨 사용되던 장르간 컨버전스(convergenceㆍ융합) 현상이 주류예술계에도 확산돼 다양한 상업적 시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관객의 입장에서도 같은 값에 2개 이상의 예술 분야를 한번에 감상할 수 있어 점차 호응도가 높아지고 있다. 몇 해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하이브리드 공연은 향후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장르간 경계가 허물어진다= 요즘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2~3가지 장르를 혼합해 관객의 호기심을 이끌어낸다는 게 특징이다. 오는 3월 7일까지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네모극장에서 선보이는 '테너를 빌려줘'는 하이브리드 공연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오페라에 연극을 접목한 '오페라타식 코믹 상황극'으로 클래식 음악을 어렵게 생각하는 관객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배우들은 독일 유학파 성악가 강상범ㆍ최윤호 등이 출연해 수준 높은 음악을 선사한다. 극단 노는이의 '기묘한 가(家)?'는 연극에 영상을 접목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극적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연극과 영상을 동시에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오는 24일까지 라이프시어터에서 상연된다. 우리의 국악을 재창조한 작품도 컨버전스 공연으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막을 올렸던 판소리극 '사천가'가 여기에 해당된다. 판소리를 대중 취향에 맞추기 위해 연극기법을 십분 활용했다. 창ㆍ아니리ㆍ발림 등 판소리의 전통 기법을 살리면서 무대연출ㆍ조명ㆍ의상 등 현대극을 가미해 젊은 층에 어필했다. 극작가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각색해 오늘날의 세태와 말투를 과감하게 반영한 점이 돋보인다. 대안문화공간 CJ아지트는 3월 13일까지 영화와 연극을 한 무대에 녹여낸 '씨네플레이(Cineplay)'를 진행한다. 씨네플레이 시리즈 작품들은 영상과 무대를 넘나들며 관객을 다양한 상상의 세계로 이끈다. ◇관객 호평, 작품성 높여야= 하이브리드 작품은 상업적 성과도 올리고 있다. 클래식 음악과 발레 등이 손잡은 공연들에 관객이 몰리는 것. 최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개된 '에투알 갈라 발레'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번 공연에는 발레 스타 김지영ㆍ서희ㆍ타마시 나지 등 국내외 무용수가 출연하고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바이올리니스트 장유진 등이 협연해 화제를 모았다. 영화감독 허진호ㆍ류장하ㆍ김태용 등이 연극 연출자로 나선 '감독 무대로 돌아오다' 시리즈도 관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극에 영화감독의 감수성이 더해져 색다르다는 평. 시리즈 두번째 작품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의 허진호 감독이 연극 '낮잠'을 오는 26일부터 3월 28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진행한다. 이 외에도 '유리구슬 속의 아버지'는 무용ㆍ연극ㆍ애니메이션ㆍ홀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를 결합해 평단과 관객에게 찬사를 받았고, '남산골- 허생뎐'도 일고수(一鼓手) 이명창(二名唱)의 판소리가 아닌 여러 역할의 소리꾼과 여러 명의 악기 연주자들을 등장시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일부 작품의 경우 관객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단순히 여러 장르를 뒤섞은 질 낮은 공연을 내놓아 빈축을 사기도 했다. 흥미 위주에서 벗어나 작품의 작품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공연계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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