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분청사기… 고려불화… 문화재 숲을 거닐다

호림박물관 개관 30돌 특별전<br>신사 분관, 국보·보물 등 선봬<br>신림 본관선 '감상의 기억'전

보물 752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보현행원품 권34. /사진제공=호림박물관

보물 808호 금동탄생불

최첨단 고층빌딩이 즐비한 서울 강남의 도산대로 한복판에는 거대한 신석기시대 빗살무늬 토기를 닮은 건물이 우뚝 솟아있다. 바로 호림박물관이다. 호림(湖林)은 윤장섭(90) 성보화학 회장이자 성보문화재단 이사장의 호(號)이며, 호림박물관은 호암 이병철의 호암미술관ㆍ간송 전형필의 간송미술관과 더불어 국내 3대 사립박물관의 하나로 꼽힌다.

1만5,000여점의 소장품 가운데 국보와 보물을 54점이나 소장한 이 호림박물관이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았다. 박물관은 18일부터 특별전 '호림, 문화재의 숲을 거닐다'를 개막해 내년 4월27일까지 이어간다.

개성 출신인 윤장섭 이사장은 고고미술학계에서 '개성 3인방'으로 통했던 최순우ㆍ황수영ㆍ진홍섭과 교류하며 문화재 수집가의 길에 들어섰다. 해외를 떠도는 우리 문화재를 사들여 오기 위해 수십 차례 바다를 건넜고, 아껴 모은 돈으로 산 문화재를 "좋은 유물일수록 박물관에 있어야 한다"며 박물관 건립에 내 놓았다. 호림박물관은 1982년 대치동에서 처음 문을 연 후 1999년 신림동으로 이전해 박물관의 기틀을 잡은 뒤 2009년 신사분관으로 호림아트센터를 추가 개관했다.


신사분관의 특별전은 크게 셋으로 나뉘는데 제1전시실에서는 국보ㆍ보물 등만 모은 '국가가 선정한 국보'를 선보인다. 1974년에 국보 179호로 지정된 '분청사기박지연어문편병'은 15세기 조선 전기의 분청사기를 대표하는 유물로, 연꽃과 물고기무늬에는 백토를 바른 뒤 무늬 이외 부분을 긁어내는 박지(剝地)기법이 쓰였다. 2007년 말 보물 1541호로 지정된 '분청사기상감모란유문병'은 상감기법으로 추상적인 모란문양 장식을 넣어 현대적 감각을 뽐내는 분청사기의 미학적 특징을 잘 보여주는 수작이다. 이외에도 조선 백자인 국보 222호 '백자청화매죽문호'와 검푸른 종이(감지ㆍ紺紙)에 금색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고려 유물이자 보물 752호인 '감지금니대방광불화엄경 보현행원품', 보물 808호인 6세기 삼국시대의 '금동탄생불' 등 진귀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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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전시실은 유홍준ㆍ윤용이ㆍ이원복ㆍ최완수 등 문화재 전문가 11명이 선정한 '명사가 선정한 명품' 30점으로 채워 고려불화부터 김홍도ㆍ정선의 그림까지 다채롭게 볼 수 있다. 3전시실은 윤 이사장이 특별히 애착을 가진 '호림이 사랑하는 보물'로, 그가 처음 구입한 고려 청자인 '청자상감유로연죽문표형주자'등을 선보였다.

한편 호림박물관 신림 본관에서는 지난 30년 동안 열린 40여차례의 특별전을 회고하는 '감상의 기억'전이 동시에 열린다. 또한 이번 전시에 맞춰 '호림, 문화재의 숲을 거닐다'(눌와 펴냄)란 책을 출간, 윤장섭 이사장의 고미술에 대한 애정과 수집 열정, 명사들이 선정한 소장품 30선 등을 소개했다. (02)541-3525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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