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자·기계분야 납품단가 인하 압력 심하다

대기업들 원高등 영향 작년보다 고강도 요구…中企 "괴씸죄 걸리면 납품 끊긴다" 대응책 고심<br> 휴대폰 부품공급업체선 자발적 단가 조정도

최근 현대기아차의 협력업체에 대한 납품단가인하 요구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자와 기계 등 대내외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분야에서 이 같은 현상이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업계는 올들어 원고와 높은 원자재 가격 등으로 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들이 원가절감 등을 이유로 협력업체에 단가인하 압력을 예년보다 심하게 요구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휴대폰 등의 업종에서는 부품업체들이 아예 자발적으로 단가를 조정하는 사례도 있는 상황이다. 부천에서 베어링을 제조하는 A사는 대기업 수요처 실무 담당자들이 ‘환율하락 탓에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단가 인하를 강력 제안, 고민에 빠져있다. 이 회사 사장은 “대기업들도 해외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협력 업체에 단가 인하를 요구하게 되겠지만 무조건 중소기업에 책임을 전가하는 관행은 문제”라고 토로했다. 웨이퍼를 가공하는 범핑을 만드는 반도체 소재 업체인 B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대만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한 데다 LCD가격도 하락해 단가인하 요구가 작년보다 훨씬 심하다”며 “정말 ‘첨예하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벤더들의 실적이 발표되는 순간 바로 단가 하락 압력이 시작된다고 보면 된다”며 “제시한 단가 인하 폭에 대해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납품업체는 괘씸죄에 걸려 비즈니스 관계가 끊기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고객다변화와 신제품 개발만이 살길이지만 대기업들이 벤더 입장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데서야 뾰족한 대응방안이 없지 않느냐”고 호소했다. 카메라폰 렌즈 모듈을 생산하는 수도권 소재 산업단지의 C사는 환율변동에 맞춰 스스로 단가를 조정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요 원재료를 수입하기 때문에 환율 하락으로 수입 단가가 낮춰진 만큼 제품 가격에 연동해 수요처인 휴대폰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 회사 기획팀 이 모 부장은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 경감으로 인한 원가 절감 상황을 대기업들이 더 잘 알고 있는데다 시장 자체의 경쟁이 치열해 알아서 가격을 맞춰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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