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우리 담합 했어요"

과징금부과등 제재 면제탓 카르텔기업 잇단 자진 신고<br>공정위 "예상밖 결과" 반응

석유화학 업체의 가격담합 사실이 자진신고로 적발된 뒤 카르텔 기업들의 ‘자수’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석유화학 업체의 담합 적발건이 자진신고자 감면제도(leniency)를 이용한 업체들의 ‘자수’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분위기가 달라졌고 자진신고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상치 못했던 업종에서 자진신고가 들어와 우리도 놀랄 정도”라면서 “석유화학 업체의 담합건이 그동안 담합해왔던 업체들에 ‘우리도 언제 당할지 모른다’는 인식을 심어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현재 담합에 가담했어도 이를 공정위에 자진신고하거나 관련자료를 제공하는 등 조사에 협조하면 고발이나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조치를 면제 또는 경감해주는 자진신고자감면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 석유화학 업체들이 11년간 담합해 폴리프로필렌(PP)과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가격을 인상한 사실을 적발, 총 1,05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이중 5개 사를 검찰에 고발했던 사건의 경우 호남석유화학이 자진신고로 고발 조치와 과징금 전액을 면제 받았다. 또 신용카드 업체 중 LG카드와 삼성카드가 업계의 결제정보처리(VAN) 수수료를 담합해 인하한 사실을 자진신고함에 따라 조사를 벌였다. 이밖에도 몇 개 업종에서 자진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계에서 담합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퍼지고 있다”며 “2~3년 뒤면 국내 시장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까지 공정위는 총 21건에 달하는 자진신고자나 조사협조자에게 감면제도를 적용했다. 자진신고자는 99년과 2000년 각 1건, 2002년 2건 등 2004년까지 연간 1~2건에 불과했던 데서 2005년 7건으로 늘었고 2006년에도 7건에 달하는 등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