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의 19일 기준금리 인상은 과열 경기를 잡기 위해 중국 당국이 본격적으로 긴축 기조로 돌아섰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사실 중국은 지난 1ㆍ4분기 성장률이 11.7%로 급등하면서 당시 기준금리 인상설이 나돌았지만 갑작스럽게 긴축기조로 돌아설 경우 부동산 버블 붕괴 등의 우려로 경기가 경착륙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은행대출 축소, 지급준비율 인상 등 은행을 상대로 한 유동성 조절 수준에 그쳐왔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 당국이 전격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섬에 따라 부동산 가격의 점진적 하락 유도 등 경기 연착륙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오는 21일 발표되는 9월 인플레 수준과 3ㆍ4분기 성장률이 중국 당국의 예상보다 높아짐에 따라 선제적으로 과열경기 억제에 나설 필요가 있었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여기다 지난 두 달간 보합세를 보이며 진정되는가 싶던 부동산 가격이 지난 9월 다시 반등한 것도 정부가 결국 긴축카드로 돌아선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주요 70개 도시 주택가격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경기억제책으로 지난 7월과 8월에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지만 지난 9월 다시 0.5% 상승했다. 이에 따라 확실히 부동산 경기를 잡지 않고서는 경기 연착륙이 힘들다고 결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확실한 긴축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베이징사무소의 주희곤 리서치센터장은 “9월 인플레가 시장에서 정부 목표치인 3%를 웃도는 3.6%로 예측했는데 당국이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실제 수치가 이보다 높아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인플레는 지난 8월 3.5%를 보이며 두 달 연속 정부 목표치를 넘어섰고 올해 이상 기후변화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흐름을 보이면서 인플레가 억제되지 않고 더욱 상승 기조를 보임에 따라 결국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는 얘기다. 21일 함께 발표되는 3ㆍ4분기 성장률도 당초 전망치인 9.5%를 넘어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중국이 본격적 긴축기조에 들어섬에 따라 인플레, 성장률 추이를 봐가며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인플레가 누그러지지 않고 상승 분위기를 타면서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올해 목표치인 3%를 4.5%로 상승시켜야 한다는 등의 목소리도 나왔었다. 이 같은 인플레 기대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 정부가 선제적 방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산물가격, 집값 등이 인플레 상승을 주도하고 있고 이는 서민의 생활에 직접적 타격을 주기 때문에 정부가 결국 특단의 카드를 빼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번 금리인상은 시장의 허를 찌르는 조치였다. 베이징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19일에 인민은행 관계자를 만났지만 내년 2ㆍ4분기에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회나 국무원 고위인사 등 핵심 정책 결정자 사이에서 비밀리에 전격적으로 단행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인민은행은 독립적 금리 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 않으며 정부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원이 직접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