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온실가스 2020년 10~15% 감축"

총리실, 국가목표 첫 제시…경제부처·재계 "때 아니다" 반발


정부가 온실가스 국가 감축목표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명규 총리실 기후변화기획단 부단장은 25일 정부 주관으로 열린 ‘기후변화 공청회’에 참석, 오는 2020년까지 Bau 대비 10~15% 감축을 국가 감축목표로 제시했다. Bau(Business as usual)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특별한 노력 없이 정상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할 경우 온실가스 증가량을 말한다. 이 단장은 “현재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발생량은 약 6억톤으로 정상적인 경제성장을 지속하면 2020년에는 약 8억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서 우리나라는 10~15%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일정한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국가 감축목표가 설정돼야 각 분야별로 미시적인 감축대책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계는 물론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 경제부처는 “아직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시할 때가 아니다”며 총리실의 이날 발표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앞으로 격렬한 논란이 예상된다. 경제부처의 한 관계자는 “향후 우리 경제전망도 불투명하고 온실가스 증가예측에 핵심적인 요소인 국가에너지계획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 감축목표를 제시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이 부단장은 “Bau 대비 10~15% 감축목표를 이산화탄소 발생 절대량으로 하면 지난 2005년(5억9,000톤) 대비 2020년에는 약 30% 늘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계적 온실가스 감축전략으로 “먼저 개인의 에너지 수요관리부터 시작해 교통 분야, 산업 분야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주 철강협회 환경기술팀장은 이날 공청회에서 “왜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대책을 그렇게 서두르는지 모르겠다”며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산업의 동력이고 수출주도형 경제구조인데 지금 저탄소사회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불합리하다”고 비판했다. 경제부처 관계자 역시 “앞으로 국제적인 기후변화 협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 우리가 먼저 감축목표를 밝히는 것은 우리의 협상카드를 미리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협상에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7월9일 일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G8확대정상회의’에 참석, 개별 국가 및 전 지구 차원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을 협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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