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 콜금리 동결 의미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6일 미국경제가 침체를 보이며 성장률이 2%로 떨어지더라도 올해 우리경제는 6%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후 “최근 미국의 경제불안으로 국내 경제가 주가 하락,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 등에 시달리면서 성장률도 다소 하향조정될 수는 있지만 우리 경제는 하반기에도 설비투자 및 수출 증가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의 금융불안으로 기업들이 관망하고 있지만 풍부한 시중유동성, 저금리, 기업의 내부유보 현금 확대, 재고 감소 등으로 설비투자를 위한 여건은 성숙되어 있다”면서 “조만간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수출과 함께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열고 콜금리 운용목표를 현재의 4.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회복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나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국내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가 높아지고 있는 데다 물가도 당분간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콜금리 운용목표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경우에도 성장률은 6% 안팎 이를 것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우리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6.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의 미국의 경제불안이 우리 경제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정도는 미미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박승 한은 총재는 이날 `한은 자체 분석 결과 현재 3% 전후로 예상되는 미국의 성장률이 2%로 떨어진다 하더라도 우리의 연간 성장률은 6%로 소폭 하향조정되는데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 경우에도 경상수지 40억달러 흑자, 물가상승률은 3%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최근의 증시침체가 실물부문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총재는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시가총액의 비율도 우리의 경우 47%인 반면 미국은 108%에 달하며, 가계의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의 비율이 미국은 55%인데 반해 우리는 18%에 이른다”며 “결국 주가하락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의 경우 미국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한영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2% 이상의 성장을 보일 경우 우리 경제에 대한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며 “이 경우 우리 경제도 6%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는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환율 하락 등으로 물가는 당분간 안정
한은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물가불안 요인은 여전히 잠복해있지만 원화강세로 당분간 물가는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원화환율 하락 영향으로 소비자 물가는 6, 7월 두달간 내리 떨어졌다. 7월중 근원인플레이션이 3.0%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지만 물가안정목표를 벗어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최근들어서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과잉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다소 줄어들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콜금리 목표를 동결한 것은 아직까지 미국의 경제불안이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다 환율하락으로 물가상승부담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는 미국과의 동조화 현상에서 벗어나 안정될 것
박 총재는 이날 “국내 증시도 미국과는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까지 뮤추얼펀드 등 미국의 기관투자가들이 자국내에서의 환매 압력에 못이겨 한국을 비롯한 해외 증시에서 주식을 처분하는데 주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런 현상은 진정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 총재는 “미국 기업의 수익이 계속 떨어지는 반면 국내 기업의 수익이 올해 사상최대치를 기록할 만큼 호전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원화가치마저 올라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