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한국 기치 다시 세우자/정해주 통상산업부 장관(기고)

최근 우리 경제는 대기업들의 잇단 부도와 이로 인한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 누적으로 금융시장은 물론 경제전반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율 급등,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이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대외신인도가 급격히 하락하여 필요외환의 해외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국내에 있는 자금마저 그 흐름이 막히게 되었다.이러한 사태는 급기야 외국환은행들이 수출환어음의 정상적 인수를 기피하는 등 금융시장의 왜곡이 실물경제의 보루인 수출까지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특히 금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추세를 보이는 수출에 타격을 주고있어 이러한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해 질 것이다.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지난 95년이후 산업구조조정과 경기하강국면이 겹치면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데다 최근 동남아 금융위기의 여파가 우리나라의 외환 및 주식시장에까지 파급되면서 금융불안이 확대된데 기인한다고 하겠다. 이러한 금융불안은 우리 금융기관들의 대외신인도를 추락시키면서 금융.외환위기를 촉발하였고 결국 실물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우선 단기적으로는 조만간 유입될 IMF의 지원으로 최근의 극심했던 불안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향후 IMF의 차입금을 포함한 외채상환과 우리경제의 근본적인 체질강화 방안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수출밖에 없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가 지난 60∼70년대 수출을 디딤돌로하여 경제를 일구어 냈던 발전전략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이 지극히 어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과는 달리 수출은 활력을 회복하여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이처럼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원인은 원화절하 등 대내외 여건의 호전과 함께 기업과 정부의 수출증대 노력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세계경제가 호황국면을 보이고 있고 원화의 대미환율도 꾸준히 상승하여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준데 한 원인이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개발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 노력을 기울이고 해외시장을 개척해온 기업들의 노고와 수출환경 조성을 위해 뒷받침해온 정부의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우리경제가 지금의 수출회복세를 계속 유지해 나가고 경제활력을 되찾기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여야 한다. 지금의 어려움은 우리산업이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여 대내외 여건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던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리 경제의 구조조정이 원활히 이루어 지도록 관련제도와 관행을 개혁하는 한편, 최근의 수출호조를 안정기조로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우선, 고비용·저효율 경제구조의 획기적 개선을 목표로 금융, 인력, 입지, 물류 등 각 생산요소시장에서 시장기능을 대폭 확대하여 효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하는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우리 기업들이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합병·분할, 자산매각 등 민간 자율적인 기업구조의 재편을 통해경쟁력을 갖추어 나갈 수 있도록 세제등 관련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다. 특히, 신기술·지식집약적 기업의 창출을 촉진함으로써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구조로 개편해 나가기 위해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여 수출저변을 크게 늘려 나갈 것이다. 기업들로서는 수익성 저하원인을 냉정히 분석하고 구조조정을 위해 뼈를 깍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부동산을 매각하여 기업경영을 합리화해야 하며 기술개발 투자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무한경쟁시대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 21세기에 진정한 선진국가, 경제우등생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민간과 정부 등 각 경제주체들이 수출한국의 기치아래 다시 뛰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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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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