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韓, 美와 통화스와프 계약 가능성"

해외 IB들 "최악땐 원·달러 환율 올라 주가와 역전될 수도"<br>"원화 하락에 한국채권 매력 약화"

뉴욕 월가의 투자은행(IB)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더욱 악화되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경우 한국은행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악의 경우 코스피 주가지수와 환율이 역전되는 사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일 모건스탠리ㆍ골드만삭스 등 해외 IB들이 분석한 4ㆍ4분기 한국경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기침체, 유럽 재정위기 등 해외변수 불안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견고하게 경상수지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는 "해외 투자자들의 채권수요 기반이 탄탄하고 외환보유액도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원화가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는 안정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유럽사태 불안이 지속될 경우 한국은행이 FRB와 통화스와프를 다시 맺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IB들은 원화가치 약세가 대세로 굳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채권수익률이 선진국보다 높고 한국의 재정상태도 양호해 8월까지만 하더라도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국채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면서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증폭되면서 이 같은 매력이 떨어지고 있어 앞으로 원화가치도 평가절하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 ▦정부의 금융안정화 의지 ▦3,000억달러를 넘어선 외환보유액 ▦외국인들의 한국채권 수요 증가 등을 이유로 원ㆍ달러환율은 1,200원 아래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유럽사태가 2008년 때처럼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확산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경우 원ㆍ달러 환율은 1,430원까지 치솟아 주가지수와 역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2008년 말 나타났던 경기 하강추세가 재현되면 8월 말 1,880포인트를 나타냈던 코스피지수는 오는 11월 말 이보다 30%나 떨어진 1,370포인트까지 밀릴 수 있다"며 "이 경우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과 채권투자 규모도 현재 480조원에서 340조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해외 IB들은 최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규모에 대해서는 우려할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8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급감한 것은 무역수지가 일시적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라며 "원화가치 하락이 한국 제품의 수출경쟁력을 회복시켜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상수지 흑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규모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외국인들의 자금유출에 대비할 수 있을 만큼 한국은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가지고 있다"면서 "2008년의 경우 외환보유액은 단기외채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단기외채의 2배를 넘어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는 가계부채에 대해 "한국은행은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에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계부채 규모는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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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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