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블랙 먼데이 12돌] 주가폭락 공포는 없었다

주가 회복의 동기는 소비자 물가지수였다. 인플레이션 정도를 가장 명확하게 측정하는 이 지수는 9월중에 0.4%로 나타났다.그러나 증권시장과 채권시장에서 9월 소비자 물가지수에 대한 해석을 달리해 주가 상승의 힘을 반감시켰다. 증시 전문가들은 9월 소비자 물가가 광범한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정도가 아니므로 추가 금리인상 우려가 완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비해 채권 시장에서는 9월 지수는 지난 4월의 0.7% 이래 5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며, 8월의 0.3%보다 높은 수준이므로 금리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날 하오 뉴욕 월가에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0.5% 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추측이 돌기도 했다. 11월 16일에 연방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0.25% 정도 인상될 것이라고 믿고 있던 채권 트레이더들에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유럽 11개국의 금리를 결정하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이 FRB에 앞서 0.5% 정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도 이를 따라갈 것이라는 관측에서 나온 루머였다. 이날 미국 국채가격은 금리 대폭인상설로 2년만에 최저치에 근접, 재무부 채권(TB) 30년물의 수익율은 0.03% 상승한 6.35%까지 치솟았다. 뉴욕 증시는 여전히 불안 요소를 남겨두고 있지만, 블랙먼데이 재현의 두려움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월가 사람들이 12년전의 상황이 돌아올 것이라고 지레 겁을 먹은 것은 당시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87년 여름까지 주가는 5년째 상승세를 보였다. 당시에도 폴 볼커 FRB 의장은 증시 거품을 걷기 위해 금리인상을 경고했다. 증시 붕괴는 주가 최고치에서 50여일이 지난후 나타났고, 올해도 최고치(8월 25일)에서 50여일 지난 지난주 주가가 연쇄 폭락했다. 그러나 12년전엔 미국 경제가 심각한 불황에 직면한 반면 지금은 여전히 장기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에선 소련과 군비경쟁을 벌이며, 다른 한편에선 일본과 독일과의 경제전에서 밀리던 쇄약한 미국은 이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융시장의 일시적 충격을 이겨낼 충분한 잠재력이 있기에 뉴욕 월가는 금새 심리적 불안감에서 헤어나고 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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