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일본 기업 공세 기술력으로 넘자


지난해 12월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취임한 후 일본경제 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있다. 대폭적인 금융완화와 재정확대, 성장촉진 전략 등 세 가지 축으로 이뤄진 '아베노믹스'에 따른 기대와 함께 단기적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엔저로 日 기업 가격경쟁력 커져


지난해 10월 이후 엔화 가치가 20% 정도나 하락함으로써 일본 수출기업의 수익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3월에 마감된 2012 회계연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배 정도 늘어난 1조2,000억엔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며 1달러당 95엔 이상의 엔저가 지속될 경우 2013 회계년도에는 2조엔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 기업 수익 급증세와 대폭적인 금융완화에 힘입어서 일본 주가도 상승세를 거듭해 일본을 떠났던 외국인 투자가들도 다급하게 일본 증시로 되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아베노믹스의 심리적인 경기부양 효과와 함께 실물경제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1ㆍ4분기의 경우 수출은 계속 부진했지만 소비자나 기업의 심리 회복에도 힘입어서 광공업생산지수가 4ㆍ4분기 만에 전분기 대비 증가세로 돌아섰다. 엔저에 따른 수출확대 효과가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13조2,000억엔의 대규모 추경예산의 효과로 인해 일본경제의 성장세는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상황의 호전에 힘입어서 일본기업은 신흥국 중산층 시장을 의미하는 '볼륨 존'개척에 주력하는 한편 일본정부가 추진하는 대폭적인 규제완화 정책을 활용한 신기술ㆍ신사업ㆍ고부가가치화 전략에도 한층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본경제의 회복세는 지나친 엔저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아베노믹스에 의한 대폭적인 금융완화 정책으로 인해 엔저 기조 자체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으로서는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의 경쟁에 대비하는 자세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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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엔저와 원화 강세에 따른 대일 가격 경쟁력의 약화를 만회하기 위한 코스트 절감 활동이 중요하다. 생산현장에서의 생산기술력을 연마하면서 기술력과 코스트 절감 효과를 동시에 추구할 필요가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이 엔고 극복 과정에서 대기업의 전문기술자가 협력기업의 생산 현장을 방문해 생산 과정에서의 동작이나 중간재고의 낭비 억제를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한 바와 같은 노력이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R&D 강화 등으로 혁신 나서야

엔저에도 불구하고 중국과의 영토분쟁으로 중국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기업과의 경합에서 유리한 지위를 굳히기 위한 중국 내수시장 공략책도 중요한 시점이다. 현장 기술력을 연마하면서 중국시장에서 신뢰성이 높은 안정적인 품질경쟁력을 인정받고 이러한 기술적 강점을 지방 상권도 포함한 현지 마케팅 전략과 결합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아베노믹스의 규제완화, 과학기술의 산업화 인프라 기반 강화 등 민간기업의 활력을 북돋으면서 성장을 촉진하는 지원 정책에 힘입어서 일본기업이 고부가가치 창조 능력을 강화하는 데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앞으로 과학기술의 국가적인 산업화 시스템이 모방형에서 창조형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도 현장기술의 연마, 자체 연구개발(R&D), 오픈이노베이션, 기술보유 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등을 전략적으로 연계시키면서 전체적인 혁신 전략의 고도화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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