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발광다이오드(LED) 관련주들이 동반 급등했다. 국내외 정부 정책이 이들 업종의 수요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 그러나 전문가들은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하며 장기 보유보다는 단기적 트레이딩 관점에서 조심스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화케미칼은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5.38%(950원) 오른 1만8,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셀과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폴리실리콘 생산업체 OCI도 5% 넘게 뛰었다. 태양광 모듈 업체 신성솔라에너지와 태양전지용 잉곳을 만드는 웅진에너지ㆍ오성엘에스티가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태양광 관련주들이 모처럼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태양광주의 이날 강세는 중국에서 날아온 희소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중국 국무원은 올해부터 매년 태양광 에너지 생산 능력을 10GW씩 늘려 2015년까지 전체 태양광 발전 수요를 35GW까지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태양광 에너지 생산능력이 8GW인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2년 내 생산 능력이 4배가량 커진다.
LED 관련 주들도 크게 올랐다. 서울반도체가 2.40%(850원) 오른 3만6,250원에 장을 마감했고 우리조명지주(7.46%), 루멘스(11.72%), 한솔테크닉스(4.24%)도 동반 상승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08년 발표한 백열전구 퇴출 계획에 따라 내년부터 예정대로 백열전구에 대한 생산과 수입을 전면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LED 조명이 백열전구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작용했다. 서울반도체ㆍ루멘스ㆍ우리조명지주는 조명용 LED를 생산하고 있고 한솔테크닉스는 LED용 웨이퍼를 만들고 있다.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ESS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전날 윤상직 산업부 장관이 대규모 발전사업자의 ESS 설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ESS 부품을 생산하는 상아프론테크가 9.50% 올랐다. ESS를 구성해 스마트그리드를 운영하는 포스코ICT도 ESS 시장에 대한 정책 지원 기대감에 5.80%(520원) 오른 9,4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최근 업종을 중심으로 테마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플레이어들의 전망이 지수 하락보다는 상승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석원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는 힘들고 테마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태양광ㆍ전기차ㆍLED 등의 접근은 장기보다는 단기 트레이딩 관점이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정책 기대감이나 업황 개선 기대감에 주가가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차전지나 LED 업종은 시장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태양광 등 나머지 업종은 업황 개선에 대한 확신이 없다"며 "관련 정책이 등장하고 있지만 기업 실적에 반영되기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최 센터장은 "기대감에 테마주들의 주가가 올랐지만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주가도 꾸준할 수는 없다"며 "특정 테마와 관련된 종목들에 대해서는 수익률을 정해놓고 단기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