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새, 국운상승 철학 담겨 세계적 예술품으로 인정"

옥새 전각 장인 민홍규


“세계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옥새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 혼신을 다할 계획입니다.” 3년 만에 전시회를 여는 아시아 유일의 옥새(玉璽)전각장인 세불(世佛) 민홍규(53)씨는 옥새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예술품이 될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는 “청나라 옥새가 소더비 경매에서 6억원에 낙찰될 정도로 옥새는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예술품”이라며 “뿐만 아니라 한 나라의 국운을 상승시킬 수 있는 철학을 담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떤 상징물로 제작되느냐에 따라 의미도 크게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민씨는 대한제국 국새 제작자인 황소산에 이어 조선조의 옥새 전각을 계승한 정기호 문하에 16세에 입문해 전통제작법을 전수받은 장인으로 그동안 조선시대 옥새 73과(科) 중 40여 과를 복원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조선 고종시대에 사용한 옥새 복원품과 함께 전통 옥새를 바탕으로 제작된 고품격 현대 옥새들을 선보인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대한국새’와 쌍을 이루는 ‘황제지새’ 그리고 백금과 다이아몬드로 제작한 ‘봉황지새’ 삼족오의 형상을 본 뜬 ‘삼족오 국새’ 등 3점. 귀금속 감정전문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봉황을 조각한 ‘봉황국새’는 감정가만 30여억원을 호가하는 최고 가치의 보물 국새. 그는 “동서고금의 예로 보더라도 힘이 강한 나라의 국새는 예술적ㆍ경제적 가치를 갖는다”라고 말했다. ‘봉황국새’는 98년 김대중 정부시절 제작된 국새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던 그가 정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당시 국새에 금이 간 사건에 대해 그는 “조선의궤에 따르면 국새는 혼자 만드는 것이 원칙으로 돼 있으나 당시에는 20여명이 서예ㆍ주조ㆍ회화를 나눠서 제작해 문제가 발생했다”라며 “다음 국새 제작에 참가하게 된다면 국운을 상승시킬 수 있는 상징물로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옥새는 서예ㆍ회화ㆍ조각ㆍ전각ㆍ주조 등 미술 기법이 총 동원된 종합예술의 결정체. 민씨의 최근 고민은 후계자가 없다는 것. 그는 “옥새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익혀야 할 학문과 예술의 장르가 복합적이라 10대에 입문하지 않으면 힘들다”라며 “달팽이처럼 천천히 그렇지만 온전한 예술품을 만들어낼 만한 진중한 후계자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전시는 28일까지 롯데명품관 애비뉴엘 갤러리에서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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