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ECB총재 발언파문 유로화 곤두박질

ECB총재 발언파문 유로화 곤두박질 "시장 공조개입 않을것"-보도에 0.84대로 추락 유로화를 억지로 부양해도 시원치 않을 유럽중앙은행(ECB)이 아예 유로화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가뜩이나 약세를 보이던 유로화가 ECB 빔 두이젠베르크(사진) 총재의 말 한마디에 사상 최저치에 육박할 정도로 곤두박질 친 것. 16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전문가들이 「위험선」이라고 경고했던 유로당 0.85달러를 무너뜨리고 0.8463달러까지 속락했다. 지난달 22일 유럽과 미국, 일본 등이 공동 시장개입에 나서기 직전에 수립된 사상 최저기록 0.8443달러를 바로 눈 앞에 둔 수준이다. 두이젠베르크 총재는 이날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중동 사태의 악화로 인해 유로화가 폭락하더라도 선진국들이 시장 공조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 요인에 의해 유로화가 떨어지는데 대해 선진7개국(G7)이 개입을 하는 것은 타당하지 못하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보도로 유로화 가치가 곤두박질치자 유로권의 재무장관들은 『유로화를 부양해야 한다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일단 내려앉은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큰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유로화는 17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오전 중 0.85달러를 넘지 못하는 약세에 머물렀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유로권의 통화정책을 수립하는 ECB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이 향후 유로화에 대한 부양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유로 가치의 버팀목이 없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이클 루이스는 ECB총재의 발언이 최근 유로화를 지탱해 온 유일한 힘, 즉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를 없애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두이젠베르크 총재가 시장 개입 가능성을 완전 부인한 것을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ABM암로의 애널리스트인 팀 노필드는 『ECB 총재의 발언은 특정 상황이 개입을 야기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현실을 지적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ECB가 시장 개입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지난달과 같은 주요국 중앙은행들 사이의 시장 공조개입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미국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는 19일에는 ECB의 정례회의가 예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보다 유로 문제가 주로 논의될 것이라며, 회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두이젠베르크 총재는 맹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내다봤다. 입력시간 2000/10/17 18:1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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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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