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어쩌다 이지경” 긴장… 허탈… 분노/IMF 쇼크­금융계 반응

◎구조조정 대상 1순위… 대량감원 불가피/대표단 실사대비 브리핑자료 마련 부산/우대금리 인상­수수료 현실화 등도 검토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으로 기존 금융시스템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자 개별 은행들은 이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종합기획부를 중심으로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인수·합병(M&A)을 통한 금융기관의 구조조정 작업. 인수의 주체은행으로서의 지위를 잡느냐 아니면 피합병은행으로 전락하느냐에 따라 은행의 생사여부가 결정되기 때문. 인수은행도 인력과 자산을 줄이기 위한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피합병은행으로 낙인찍힐 경우 대규모 감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이며 은행에 잔류한다하더라도 인사상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금융계에는 우량은행과 부실은행의 합병조합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E은행과 S은행, D은행과 F은행 등 구체적인 합병대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총여신중 부실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일부 부실은행 직원들은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태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분위기. 또 IMF 대표단이 재정경제원, 한국은행 뿐만 아니라 대형 시중은행들도 직접 방문, 실태조사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자 대표단용 브리핑자료까지 별도로 만드느라 부산한 모습. ○…은행들은 외형경쟁에서 탈피해 수익성위주의 경영으로 경영전략을 대폭 수정할 방침. 가장 시급한 현안은 대출금리 인상으로 현재까지는 가산금리의 인상을 통해 조금씩 손을 대왔지만 프라임레이트(우대금리) 조정도 검토중. 또 그동안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거나 비용에 못미치는 수준으로 적용했던 각종 수수료 현실화도 급선무. 이제는 은행들이 고객들에게 무작정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은 상태. 은행들은 이와함께 내적으로 비용절감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 최근 각 부·점이 신청한 예산을 30%가량 일괄적으로 삭감해 예산을 편성했으나 배정된 자금조차도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 ○…은행직원들은 내년에 임금동결과 임금삭감으로 생활수준의 질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여 착잡한 심정. 하지만 직원들 대부분은 은행에서 길거리로 내쫓기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임금수준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 ○…은행들은 대기업들과 금융기관의 자구노력이 강도높게 진행됨에 따라 실업률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 적어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개인파산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개인대출에도 신중을 기하는 표정. 올해들어서는 기업들의 연쇄부도로 부실여신이 크게 늘어났지만 이제는 이들 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나 기업들의 강도높은 자구계획에 따라 감원된 개인들이 연쇄적으로 파산할 것으로 전망.<이기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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