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이머징마켓·자산시장 충격 클듯

美·유럽 금리 추가인상 무게·日도 7월 인상설<br>올들어 달러가치 5%이상 하락 美국채 직격탄

이란의 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가가 급등하는 등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성도 마샤드에서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우라늄 농축에 성공해 핵국가 클럽에 가입했다”고 공식 선언하고 있다. /마샤드=AFP연합뉴스

세계 금융시장에 ‘돈가뭄 경보’가 발령됐다. 풍부한 유동성 덕을 톡톡히 봤던 세계 금융시장이 유동성 축소 쇼크로 큰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고금리로 과잉 유동성 사라진다=인플레이션 해소를 위한 금리인상정책이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미국에 이어 유럽과 일본도 저금리를 포기하고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무게중심을 두는 등 세계경제의 3대 축이 모두 고금리 시대로 향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 2004년 1.0%에 머물렀던 기준금리를 15차례나 연속 올려 지금은 4.75%까지 높였고 곧 금리 ‘5%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5년간 금리를 동결해왔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2.0%에서 2.25%로 올린 데 이어 3월에 다시 2.50%로 높였다. 6월 추가인상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본 역시 10년간 지속해왔던 제로금리 시대를 조만간 마감하고 금리인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7월 인상설이 대두되고 있으며 내년에 기준금리가 1.25%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저금리의 종말은 풍부한 유동성에 의존해왔던 이머징마켓과 미국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아시아와 중남미 등 이머징마켓의 외부자금 조달규모는 지난해 사상 최고인 4,064억달러에 달했고 신규자금 조달규모도 2,984억달러로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하지만 저금리가 종식되면서 이머징마켓의 호황도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이머징마켓의 외부자금 조달규모는 지난해 월평균(약 322억달러)의 절반에 불과한 184억달러에 그쳤다. 미 부동산중개사협회(NAR)는 11일 올해 미국 주택매매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가격상승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NAR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기존주택 매매는 지난해 708만채에서 665만채로 약 6% 줄어들고 신규주택 판매 역시 지난해보다 10.9% 하락한 114만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가격상승률도 지난해 13.6%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약세로 미 국채 직격탄=달러화 가치도 올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올초 유로당 1.1820달러에서 이달 11일 1.2145달러로 2.7% 하락했다. 원화 대비 달러화 가치의 하락은 더욱 심해 올초 달러당 1,000원이 넘었던 환율이 지난 11일에는 954.70원으로 수직 하락했다. 올들어 석달열흘 새 무려 5% 이상 떨어진 것이다. 달러화 약세는 미 국채 가격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연 4.95%로 최근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FRB가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이 5%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달러화 약세와 미 국채 가격 하락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 다변화를 촉발시키고 있다. 실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ㆍ카타르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자산 대신 유로화 비중을 높이기로 한 데 이어 중국에서도 보유외환을 이용, 석유 등 에너지자원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섰다. ◇고유가ㆍAIㆍ부동산 거품 등도 위험요인 부각=국제통화기금(IMF)은 고유가ㆍAIㆍ가계빚 등 각종 위험요소들로 인해 악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이날 발표된 ‘세계금융안정화 보고서’에서 주요 국가들이 금리를 올림에 따라 가계들의 금융부담이 늘어나고 기업들의 부실대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 물가가 오르고 단기 금리가 상승할 경우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지만 AI가 확산될 경우 세계경제와 금융시스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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