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대로라면 9월 정기국회까지 빈손으로 끝날라

8월 임시국회가 국가정보원 등 정부 특수활동비에 대한 여야 공방으로 사실상 '빈손'으로 끝나 9월1일부터 시작하는 정기국회의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정기국회 전에는 마쳐야 할 2014년도 결산안 처리시한을 지키지 못한데다 이기택 대법관 임명동의안은 본회의 상정조차 못했다. 결국 8월 국회는 7개월 동안 계류된 뉴스테이법 등 법안 12개와 분양대행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박기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수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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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국회 무산의 직접적 원인은 회기 막판에 등장한 특수활동비에 대한 여야 간 입장차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안 연계' 전술과 국회선진화법을 핑계로 이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무능과 무소신이 합작해 만들어낸 결과다. 특수활동비만 하더라도 새정연은 "이번에는 그냥 넘길 수 없다"고 했지만 회기를 1주일 앞두고 문제를 제기한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자신들의 무능을 겸허히 인정하기보다 새정연의 공세를 한명숙 의원에 대한 대법원 유죄판결의 '화풀이'라는 식으로 비난 여론의 화살을 돌리는 데만 급급했다. 올해 여섯 차례의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끝날 때마다 매번 봐온 양상이다.

문제는 19대 국회 마지막인 올해 정기국회에서도 이런 행태가 되풀이될 것이라는 점이다. 새정연은 벌써부터 내년 총선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다른 법안이나 의사일정과 연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다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 구조개혁의 방향과 각론에 대해서도 여야 간 입장차가 워낙 커 6월의 소동처럼 국민연금과 국회법을 연계하는 해괴한 편법까지 나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국회가 제대로 된 법을 만드는 본연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다면 19대 국회는 내년 총선뿐 아니라 역사에서도 냉정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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