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특수대학으로 조기에 출발했기 때문에 우수한 연구인력(교수)을 모실 수 있었고 우수한 학생을 뽑겠다는 전략, 포스코의 혁신적인 투자 등이 융합 된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이재성(56ㆍ사진) 부총장은 포스텍이 세계 일류대학 가운데 찾아보기 힘들만큼 짧은 시간 내에 성장한 비결을 우수한 교수와 학생에게서 찾았다. 그는 "연구중심과 소수정예대학이란 두 가지 전략을 설립 초기부터 고수해온 점도 포스텍이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 대학으로 자리잡은 성공의 요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총장은 포스텍을 세계 일류대학으로 키우기 위한 숙제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지난 2006년 개교 2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포스텍 비전(POSTECH VISION) 2020'을 실천해 옮기는 중이기 때문이다. 포스텍은 당시 2020년 세계 20위권 대학 진입, 세계 일류대학이 되자는 목표를 세웠다. 이 부총장은"세계 20위권 대학이 된다는 것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과 비교가 안 될 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학생들을 세계 0.1%에 속하는 과학 리더로 양성하겠다는 전략과 스탠포드대학이 실리콘밸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포스텍도 산업발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연구를 활성화해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진 3년째 접어들면서 이 부총장이 느끼는 부담감은 크다. 국내에서는 1위 평가를 받는 이공계 특수대학이지만 세계에서는 여전히 100위권에 머물러 있는 현실은 목표를 이루기에 큰 벽이기 때문이다. 그는 "발표 3년 지났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다 보니 정말 어려운 과정임을 깨닫게 된다"며"그러나 세계적인 대학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지도 면에서 아직 모자란 점이 많지만 교수들의 연구 역량은 이미 세계 20위권 이듯 열심히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성적보다는 장래성과 창의성에 무게를 두고 학생을 뽑겠다고 발표한 것도 실상은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그는 "포스텍은 목표가 뚜렷한 특성화된 대학이기 때문에 특성 있는 학생을 뽑아야 한다"며 "지금까지처럼 성적에 따른 학생을 뽑기보다는 우리 대학에 와서 공부할 수 있는 기본 능력을 갖췄다는 전제 하에서 장래성과 창의성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주변의 기대를 모으며 개교한 울산과학기술대학교의 발전에 대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무엇보다 포스텍이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비전과 목표가 확실해야겠고 울산이라는 특수한 지역적 특성을 살리는 다른 대학과 구분되는 특별한 분야에 대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포스텍과 울산과학기술대학교는 동해안 지역발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모임도 갖고 있는데 이를 통해 서로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