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양제지·신대양제지(화제의 기업)

◎정상의 형제기업 통합경영 ‘새 모델’/임원진 등 생산부서 제외한 전부서 합쳐 원가절감/원자재 구입·판매·해외 마케팅 공동보조 취하기로/골심지·라이너지 연생산 2000년 100만톤 확대 계획최근 정부와 재계에서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서로다른 회사간에 통합경영체제를 구축, 경비절감 및 마케팅능력 향상을 통한 경쟁력제고에 나선 기업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골판지용 골심지와 라이너지를 생산하고 있는 대양제지(대표 권혁용)와 신대양제지(대표 권혁홍). 보통 골판지원지는 골심지, 라이너지, 그리고 이면지등 3종류로 구분되는데 대양제지와 신대양제지는 골심지 및 라이너지 분야에서 업계 선두를 다툴정도로 관련업계에서는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이다. 지난해 대양제지는 3백82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신대양제지는 5백26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다. 이처럼 동종업종에서 그동안 선의의 경쟁을 벌여온 양사가 최근 경영을 통합해 관리하는 통합경영체제를 구축, 대대적인 경쟁력제고에 나선 것은 단순한 의기투합 이전에 어떻게 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관심이 되고 있다. 이와관련, 대양제지와 신대양제지는 양사를 각각 별도법인으로 유지하되 권혁용 대양제지 사장(64)을 통합 회장으로, 권혁홍 신대양제지 사장(55)을 통합사장으로 하는 단일 경영시스템을 구성하고, 여의도와 퇴계로에 분산돼 있던 양사의 서울 사무소도 서초구 서초동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해 통합했다. 양사는 또한 통합에 따른 경비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임원진의 통합은 물론 생산을 제외한 전 부서를 통합 운영키로 했다. 이에따라 양사는 원자재구입과 제품판매는 물론, 해외마케팅에 이르기까지 공동보조를 맞춰 나가게 됐다. 양사는 특히 통합경영을 통해 발생하는 시너지효과를 충분히 활용, 오는 2000년까지 양사의 골판지용 골심지 및 라이너지의 생산량을 현행 연 65만톤(대양제지 24만톤, 신대양제지 41만톤)에서 1백만톤으로까지 늘리기로 했다. 양사는 이와함께 30억원을 투입해 올 연말까지 연 생산량을 70만톤으로 늘릴 방침이다. 사실 양사 오너인 권 회장과 권 사장은 동기간이다. 권회장은 지난 60년 현 대양제지의 전신인 대동포장을 창업할 때부터 권 사장을 경영에 참여시킨 것은 물론 현재의 권사장이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어왔다. 권사장은 이같은 권회장의 도움으로 지난 82년 신대양제지를 설립, 경영자로서 눈부신 활약상을 펼쳤다. 요즘같이 재산앞에서 한푼이라도 더 차지하려고 형제간 골육상쟁을 벌이는 세태에서 이같이 형제간 오순도순 우애있게 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은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권사장은 창업 4년만에 골판지용 골심지를 수출하기 시작했으며, 같은 해 KS마크를 획득했다. 또한 지난 87년에는 한국화학연구소로부터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는 관련업종에서 보기 드물게 기업공개를 하기도 했다. 현재 권사장이 이끄는 신대양제지는 기업어음 신용평가등급 5년 연속 A2+, 그리고 상장회사 최우량기업 3위로 선정되기도 하는 등 건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같이 잘나가는 권사장이 새삼스럽게 권회장과의 통합경영을 구상한 것은 형님도 이제는 쉬어야 할 때라는 형제간의 정도 고려가 됐지만 무엇보다도 선의의 경쟁관계를 적극적 협조체제로 전환함으로써 경쟁력을 배가시키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이와관련, 권사장은 『양사간의 통합경영체제 구축을 통해 중복지출을 줄이는등 경비절감에 나서는 한편, 더욱 커진 외형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사장은 이어 권회장이 맡고 있던 대양제지도 조만간 기업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권사장의 장조카이자 권회장의 장남인 권영씨(34)는 올 초 대양제지와 신대양제지가 상당한 지분을 갖고 인수한 광신판지의 상무를 맡고 있다. 광신판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골판지상자 제조업체인데, 이로써 권회장과 권사장은 골판지 원지에서부터 골판지 상자 생산까지를 막라하는 골판지 패밀리를 이루게 됐다.<정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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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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