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S 모금에는 상대적으로 재정이 넉넉한 여당보다는 궁핍한 야당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신생정당인 민주노동당은 당원 1만2,000여명이 내는 매달 1만원 안팎의 당비가 주요 수입원인 만큼 개미군단의 후원을 끌어들이는데 가장 열성적이다.민주노동당은 7일 지난해 12월1일부터 한 통화에 1,000원씩 납부되는 전화후원 시스템(700-7008)을 운영, 후원금을 모금한 결과 지난달 말까지 2,400통의 전화가 걸려와240만원을 모았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월별로는 지난해 12월 50만원, 1월 80만원, 2월 110만원 등 점차 액수가 늘고 있다며 즐거워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측은 『기업의 후원금과 국고보조금 등 당비 이외의 재정수단이 없는 민주노동당에 일반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고 있다』며 『전화 건수로는 기성정당보다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대표는 돈 선거 배격과 재정의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 시민단체가 추천한 회계사가 선거비용출납을 감시하는「시민회계감시제」와 매일의 선거비용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선거비용일일공개제」를 제안했다.
한나라당도 지난 98년 11월부터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전용 전화번호를 지정(
700-2021), ARS 방식에 의한 당비 모금을 꾸준히 해왔다.
한나라당은 당초 「개미군단」의 지지를 유도하기 위해 한 통화당 모금액을 3,000원으로 정했으나 정치자금법상 최하 모집단위가 1만원이어서 작년 9월부터는 1만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특히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차량, 당보 등 홍보물에 ARS 전화번호를 부착 또는 수록해 ARS 모금을 널리 알리고 있고 전화를 걸면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녹음된 목소리가 직접 성원에 「감사」의 말을 전하도록 했다.
민주당도 15대 대선때부터 전용전화(700-7007)를 이용, 한 통화에 1만원씩 납부되는 ARS 방식의 전화모금을 실시하고 있으나, 월 평균 수십건 정도로 실적은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후원회 관계자는 『정확한 모금 액수는 공개할 수 없다』며 『별도로 홍보를 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지지자들이 꾸준히 성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민련은 전화후원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민주국민당은 아직 당체제가 정비되지 않아 후원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했다.
/양정록기자, 장덕수 기자, 고광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