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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생산 중단 판교는 지금…

타설 공정작업 못해 '발 동동'<br>현장소장 "2~3일 지나면 공사 올스톱" 한숨<br>인부들은 "집서 쉬어야하나" 애꿎은 담배만…<br>건설사는 "다른 원자재까지 불똥튀나" 우려

19일 레미콘 업체들의 생산중단 여파로 서판교 3공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의 타설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19일 오후1시 서판교 3공구 A건설 아파트 건설현장.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하루 200여대의 레미콘 차량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곳이지만 이날은 단 한대도 눈에 띄지 않는다. 레미콘 조합이 이날 0시를 기해 생산을 중단하면서 타설작업이 올스톱된 것. 이 회사 K현장소장은 “타설작업 이후 후속작업 때문에 당장에 건설작업 전 과정이 마비되지는 않겠지만 2~3일 정도 지나면 모든 공정이 스톱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날씨가 풀리면서 현재 80% 정도 진행된 타설공정에 가속이 붙어도 모자랄 판이지만 각 동 꼭대기 타설작업장에는 철근골조만 뾰족이 튀어나와 있고 단 한명의 인부도 보이지 않았다. K현장소장은 “당초 예정대로라면 오늘 중으로 15층 바닥 타설작업이 마무리돼야 하는데 생산중단 사태로 현재 타설작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회사는 20일 283대분, 21일 65대분, 22일 238대분의 타설작업이 예정돼 있었으나 현재 모든 타설 일정이 멈춘 상태로 협상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공사현장은 현재 저층부 벽돌쌓기 작업과 전기공사 등 타설 후속작업 공정에 인력을 집중 배치해놓은 상태다. 현장소장은 “하루 400여명의 인력이 현장에 동원되는데 작업이 마비돼 2~3일 뒤면 모든 인부가 집으로 돌아가야 할 판”이라며 “그 이후에는 타설작업이 정상화돼도 다시 모든 인부를 불러모으는 데는 1주일 이상 걸릴 것”이라며 혀를 찼다. 현장에서 전기작업을 하던 한 인부도 “이곳 사정만이라면 다른 현장에서 일하면 되지만 전국 모든 현장의 공통된 문제”라며 “하루 12만원의 일당을 받는데 이곳 현장 일이 마비되면 집에 가서 쉬어야 할 판”이라며 담배를 물었다. 이 같은 현상은 판교 등 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시공사들의 공통된 문제다. 대형 공사장에서는 현재 철근ㆍ시멘트 값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인상과 잇따른 작업중단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 생산중단에 들어간 경기도 이천 지역의 한 건설공사 현장소장은 “콘크리트 타설작업이 중단되면 월 2,000만원가량 들어가는 타워크레인 해체 일정이 지연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방생한다”며 “장기화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가 상승 등 불가피한 요인이 분명 있지만 공사일정을 빌미로 한 생산중단 사태가 다른 원자재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동판교 B건설 관리부장은 “지난주 말에는 펌프카 작업중단 사태로 3일씩이나 일정이 지연됐는데 이제는 레미콘”이라며 “협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른 원자재 관련 조합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을 요구하며 공급을 중단하게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철근 값만 톤당 72만원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30만원 이상 올랐고 시멘트 등 원자재 전체로는 7~10%가량 건축비가 늘어난 상황”이라며 “현재 공사현장에서는 건축비 인상과 공정 지연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관리부장은 특히 “생산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내년 3월로 예정된 입주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원가 상승에 따른 레미콘업계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공기를 볼모로 건설사를 압박하는 상황은 조속히 끝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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