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가 오는 5월16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 이전에 금리를 기습 인상할 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미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예견된 시기에 예견된 폭으로 시행되는 금리 인상이 과열된 경기를 식히는데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은 5월 FOMC 이전에 발표될 경제지표에서 인플레 조짐이 나타날 경우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전격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FRB가 정기 회의기간이 아닐 때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때아닌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지난해 6월부터 총 5차례에 걸쳐 시행된 금리 인상이 시장에서 전혀 먹혀들지 않았기 때문. 첨단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FRB가 금리인상을 발표한 날 어김없이 상승세를 보여 이 기간중 무려 87%나 치솟는 등 그동안 FRB 발표는 오히려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학자들은 연이은 금리 인상이 투자가들의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아 FRB가 기대한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FRB가 예상밖의 시기에 금리를 올린다면 투자가들에게 충분한 충격을 안겨주면서 주가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옵레이 앤 랜스톤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빗 존스는 『그린스펀이 시장의 주목을 끌기 위해 뭔가를 해야 할 것』이라며 『예고되지 않은 금리 인상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오는 4월7일 발표되는 고용통계와 4월14일의 소비자 지출 등 앞으로 한 달동안 공개될 일련의 경제지표들이 FRB의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23일 공개된 지난 2월2일의 FOMC의사록은 지난달 회의에서 일부 입안자들이 0.5%의 가파른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고 밝혀 이같은 전망에 부채질을 했다. 지난 2월 FOMC는 만장일치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입력시간 2000/03/24 1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