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좌담회】기로에 선 야당… 어디로 갈 것인가

야당 좌담회 참석한 이학영(왼쪽부터), 이언주 의원, 최진 경기대 교수/권욱 기자

야당 좌담회 참석한 이언주 의원/권욱 기자

야당 좌담회 참석한 이학영 의원/권욱 기자

야당 좌담회 참석한 최진 경기대 교수/권욱 기자

→6편:계파간 갈등…무엇이 문제인가?

대담=안의식 서울경제신문 정치부장(사회)


참석자=△이언주 새정치연합 의원 △이학영 새정치연합 의원 △최진 경기대 교수

△사회=새정치연합내에는 다양한 계파가 존재한다. 강경과 온건, 특정 정치인의 계파 등 다양하다. 하지만 이 같은 다양한 갈등이 당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충돌하면서 갈등만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계파 간 갈등의 원인을 한번 짚어보고 싶다.

△이언주 의원= 저는 특정 계파에 속해 있지 않고 당 선거 때마다 내가 누구 찍으면 어느 계파로 분류되곤 한다. 우리 당은 이념 노선의 관점에서 어떤 사람은 이런 노선이고 저런 노선이고 그렇게 분류되지 않는다. 경우 따라서 사안에 대해 크로스로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노선이라고 알고 있는 당내 중도파 진보파 이런 것들이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에서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의원들은 살아온 배경들이 다르다. 소위 강경파라고 분류되는 분들은 시민단체에서 오셨거나 운동권 출신이 많고, 온건 합리파나 중도파라고 분류되는 대부분은 전문직 출신이거나 지역에서 현장에서 지방 의원부터 시작해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즉 강경, 중도라고 불리는 것들이 실은 의원들의 자기 경험에 따른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 된다. 살아오면서 문제를 해결해온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 같은 경우 전문직이고 양 집단의 거래 중간에서 협상을 해왔기 때문에 협상에 익숙하다. 현장에서 정치하신 분들은 지방의원 하시면서 현장 속에서 민원들을 조정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성장하신 분들이다. 반대로 시민단체나 운동권들은 무언가를 관철하기 위해 한쪽 편에 서서 주장을 하신 분들이다. 문제 해결방식 있어서 큰 차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이에서 각자 입장에선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토론 많이 해야 할 부분이고 내부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민주화를 요구했던 지난 시대에는 집회를 했듯 이러한 방법을 이용해서 국민에게 충격요법을 통해 사안의 중요성을 보여 줬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통해 우리가 보여주고 싶고 제시하고 싶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지 아니면 역효과가 난다든지, 이런 방식에 대한 논쟁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우리만 가지고 하면 되는 게 아니고 여당도 이런 것들에 대한 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조정하고 합리적으로 한다고 해서 여당이 따라오지 않으면 국회가 변하지 않는다.

△이학형 의원=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역사와 문화 이해관계가 다른 조직이다. 새누리당은 단순하다. 기업의 모든 자본을 실어줘서 기업을 통해 성장시키는 부국강병을 통해 국민을 먹여 살린다는 프레임이다. 역대 근대화가 산업화를 통해 이뤄지면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새누리당은 예측 가능하고 구성원도 관료나 기업이나 전문가 출신으로 다양하지 않고 복잡하지 않다.

산업화 이후 무수한 계층이 분화됐다. 산업국가를 건설할 때 그것을 주도해가는 세력과 노동자 세력이 있었고 노동자 세력은 더욱 다양화됐다. 노동자도 대기업 노동자가 있고 비정규직도 있고 아르바이트생도 있고 하나의 세력이 아니다.


생각도 훨씬 더 다양해졌다. 여성운동만 하더라도 집단 내에 낙태를 찬성하고 반대하는 의견이 있고 미혼모나 입양아에 관한 것도 입장이 다 다르다. 야당은 이런 다양화 된 노동자나 약자들의 문제를 다 끌고 가야 하는 입장이다. 새정치연합은 진보정당(정의당, 통합진보당)이 약화 되면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더 대변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 수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더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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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의원=이학영 의원에 대해 공감을 한다. 다만 지적하고 싶은 것은 우리는 다양한 시민들의 에너지를 받아서 우리가 국회에서 협상하는 것이지 우리가 그 다양한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주체이지 객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진 교수= 새정치연합이 정말 절박한 위기라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본질적인 해답을 찾기는 쉽다. 본질적인 문제는 요즘 21c 국민들은 감성시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새정치연합은 20c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광화문 대형서점에 가보면 정치, 경제 관련 서적은 없고 심리학 서적이 대부분이다. 경제 서적도 실물경제는 없고 행동경제 관련 서적이 베스트셀러다. 심리적인 요소 파악하지 못하면 안 된다. 결국은 국민들의 심리를 잘 파악하느냐 못하느냐 문제이다. 보수니 온건이니 중도니, 이런것에 매몰 되면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 국민은 다 다르지만 표출된 대중심리는 일정하다. 대중은 경제를 원하고 정치 싸움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아주 심플한 것을 원한다. 반면 새정치연합의 당장 내년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쥐면 공천권을 쥐고 대권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중진들이 총 돌격해서 계보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태로 가면 대권이든 당권이든 공멸할 수밖에 없다. 중진들에게 강의라도 하고 싶다. 중진들이 신사협정을 하든 대국민 선언하든 대중이 원치 않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새정치연합이 쟁취해내고 싸워야 할 파트너는 박근혜 대통령도 여당도 아니고 국민이다. 국민 마음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감성시대는 해법이 쉽다. 큰 정책 대단한 전략 없이 국민 마음에 맞는 말, 예를 들어 조그만 정책이지만 서민이 감동할 수 있는 정책을 내세우고 보여주면 국민들은 감동한다. 이 심플한 감성시대에 대중의 정치 심리와 논리를 모르고 거대한 정치 공학 논리에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

독일 정치의 경우 보면 계파가 없다. 독일이 성공한 이유는 정치인이 가장 존경받는 것이다. 어느 역대 수상도 친인척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다. 우리가 그 정도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당장 야당이 망가지면 정치는 후퇴하고 피해는 국민들이 받는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이 배가 12척밖에 없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5척도 안 남은 것 같다. 절박하게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이언주 의원=공감이 간다. 이학영 의원도 마찬가지만 나는 (우리 당 상황에) 숨이 탁 막힌다. 내가 이렇게 하려고 국회의원 됐나는 생각을 한두 번 하는 게 아니다. 집에서 잠도 못 잘 정도다. 계파구조 이야기 했지만 나는 내 소신 지키는 일밖에 할 수가 없어서 그냥 계파에 끼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하다가 어느 계파에서 안 챙겨줘서 망하는 거 아니냐는 걱정도 주변에서 해준다.

나는 나름대로 쭉 잘살다가 젊은 시절 집안이 망하면서 길거리 나락으로 떨어진 경험을 하면서 사회구조나 안전망, 즉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 줄어들고 만약 그런 일을 겪었을 때 안전하게 국가의 품 안에서 그들이 살게 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요새 지역구를 다니다 보면 경제가 안 좋구나 하는 게 보인다. 내놓은 가계가 한두 군데가 아니고 ‘이분들은 여기 내놓고 포장마차 노점상 하겠구나. 그분들의 아이들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떤 자본주의 큰 흐름을 바꿀 수 없지만 완화 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논의하고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뭐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말 우리 당 의원들 사명감 다 가지고 있겠지만 조금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작은 거라도 자기가 할 수 있는 거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당 지도자를 뽑을 때도 그런 것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 뽑아야 한다. 나하고 친한 사람보다 ‘우리 국민을 위해 누가 가장 잘할 수 있는가’라는 기준이 서야 한다. 물론 견해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적어도 새정치연합 의원으로서 목표는 같아야 한다. 장기적으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국민들이 ‘저 사람들 밤잠 자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해야 한다.

△최진 교수= 방금 말씀한대로 계파가 불가피 하다면 계보 수장이 모여서 머리 맞대면서 민생문제 고민 해아하는 거 아닌가?. 예를 들어 ‘계파 수장들이 모여 자정을 넘겼다더라’라는 기사가 나와야 하지 않겠는가. 작은 성의를 보여 주는 것을 시작해야 한다. <→7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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