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월드, 락엔락, 쿠쿠홈시스, 심로악기, 썬스타, 한국도자기, 주성엔지니어링…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기업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시장의 판도를 바꾼 작지만 강한 우리의 중소기업들이다. 중소기업의 성공 스토리는 그 자체 만으로도 드라마다. 이들은 큰 규모 자본 투자도 할 수 없었다. 후발주자로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일방적인 계약해지, 지적 재산권 침해 소송, 가격덤핑 등 선발주자의 공세를 견뎌야 했다. 그리고 앞서야 했다. 그 과정에서 꿋꿋하게 현장 경험과 시행착오를 놓치지 않고 노하우로 그리고 지식으로 축적해나갔다. 전기밥솥 제조기술과 가스압력밥솥 기술을 결합한 쿠쿠 홈시스, 한방을 화장품으로 승화시켜 고급화장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아모레퍼시픽, 정통 마이스터 공법을 활용하면서도 대량으로 악기를 생산해 낸 심로악기 등이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좁은 한국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세계로 뻗어 각자의 분야에서 시장의 판도를 바꿔 대한민국 산업사에 이름을 남겼다. 이들의 성공 노하우에는 우리나라 산업의 변천사가 녹아있다. 과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을 벗어나 독창적인 기술과 디자인으로 선발주자가 된 과정이 그것이다. 이들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낸 한국 산업의 저력과 희망을 대변하고 있다. 책은 '선발기업을 추격하는 후발기업들의 추격과 전략'이라는 일관된 주제를 갖고 일반 소비재, 인터넷 부품소재, 조선 등의 산업별 사례를 조사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일방적인 계약 해지,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 가격 덤핑과 같은 선발주자들의 공세를 이겨낸 후발주자들의 사례가 상세하게 실려 있다. 또, 중소기업들이 산업의 지도를 바꾼 혁신적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었는지, 이를 실행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독자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도 눈에 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큰 위기를 겪지 않고 꾸준하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소기업들의 저성장 시대 생존 전략들이 총망라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