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안정책 배경·전망] "방치땐 불안 확산" 위기감 반영

시장안정 여부, 결국 엔-달러환율 동향에 달려6일 단행된 정부의 각종 금융시장 안정화 대책은 정부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대외변수의 악화 속에 그나마 조금씩 회복기미를 보이는 국내 경기가 물가ㆍ환율ㆍ금리 등 3개 암초에 부딪히면서 다시 하강국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즉 환율불안이 계기가 된 금융시장의 불안정이 지난 4일 주가 500선 하향돌파, 금리폭등으로 이어지자 이대로 방치할 경우 불안심리가 겉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수습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질 수도 있다고 보고 이날 대대적인 안정화 대책을 단행했다. 특히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물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정부와 한국은행의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한은이 이날 금융통화위원화 관련, 참고자료에서도 밝혔듯이 정부의 경제 및 시장안정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 경제의 회복이 지연될 경우 향후 우리 경제의 진로나 금융시장은 다시 한번 크게 소용돌이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리도 이 같은 불안감을 반영, 환율폭락에 따라 한때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6.4%대까지 떨어졌으나 물가불안, 엔ㆍ달러 환율 상승 등이 겹치면서 다시 크게 올랐다. 환율 역시 엔ㆍ달러 환율이 4일의 124엔대에서 이날 125엔대를 훨씬 넘어서자 정부의 직접 개입효과가 반감되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시장관계자들은 정부의 각종 개입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안정은 결국 엔ㆍ달러 환율안정과 이에 따른 원ㆍ러 환율안정에 달렸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총력전에 나선 정부 정부와 한은은 6일 시장안정을 위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 총력전에 나섰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를 마친 뒤 기자간담회에서 5일 한은의 "필요시 당국이 환율안정을 위해 시장개입에 나설 것"이라는 발언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인 오전 11시40분부터 대대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다. 또 전총재는 물가불안ㆍ환율불안 등을 우려하면서 이날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현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금리안정을 위해 국공채 발행물량을 축소했다. ◇시장전망, 엔ㆍ달러 환율이 관건 시장관계자들은 엔ㆍ달러 환율이 원ㆍ달러 환율은 물론 금리안정의 기초라고 밝히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ㆍ달러 환율은 124.1엔대에서 시작했으나 후장들어 125엔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에서도 당국의 대대적인 개입효과를 반감시켰다. 시중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당국의 대대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달러 팔자 물량은 그다지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국의 개입이 결제수요를 충족시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날 엔ㆍ달러 환율의 상승이 외환당국의 직접개입 효과를 줄이고 있는 셈이다. 시중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정부가 시장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을 수도 없는 만큼 정부의 직접 개입에도 불구하고 당분간은 엔ㆍ달러 환율동향에 원ㆍ달러 환율이 따라가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외환보유고 사용을 둘러싼 재경부와 한은간의 이견도 걸림돌이다. 재경부는 외환보유고의 사용은 전적으로 재경부의 지시에 의해서 한은이 사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한은은 재경부의 지시에 관계 없이 한은 총재가 자체적인 판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채권시장도 환율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다시 올랐다. 이날 채권시장은 장초반 3년만기 국고채 금리가 4일보다 0.2%포인트 정도 추락한 6.4%대에서 형성됐으나 전 총재의 물가불안 발언과 엔ㆍ달러 환율상승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후장들어서는 다시 4일 종가수준으로 올랐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관건은 엔ㆍ달러 환율 동향으로 엔ㆍ달러 환율이 원ㆍ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다시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엔ㆍ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 경제의 회복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이 시장불안을 키우고 있다"며 "하루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의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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