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MB비판 동영상 걸었다가 '악몽'

'PD수첩'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 실상 공개<br>피해자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자괴감"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의 실상은 충격적이었다. 29일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은 2008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쥐코'라는 이름의 동영상을 우연찮게 접하고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스크랩한 전직 은행원 김종익씨의 사연을 방송했다. 김씨는 전직 은행원으로 국민은행 영등포 지점장을 마지막으로 2005년 명예퇴직했다. 이후 국민은행의 하청업체인 뉴스타트 한마음의 대표로 일했다. 평소 인터넷 웹서핑을 즐기던 김씨는 이 동영상을 자신의 블로그에 스크랩했고, 이후 그의 삶은 180도로 바뀌었다. 김씨는 '쥐코'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린 뒤 국민은행 노무팀장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국무총리실에서 자신을 조치하라며 압박을 가한다는 것. 공직윤리지원관실은 김씨의 회사대표직 사임과 주식 이전을 강요했다. 결국 김씨는 대표이사직을 내놓고 자신이 보유한 지분을 처리했다. 그리고 도망치듯 일본으로 떠났다. 그러나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일본에 있는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김씨는 공직윤리지원관실로부터 대통령 명예훼손과 공금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모든 정황이 국무총리실 내부 문서로 남겨져 있다는 것. 'PD수첩' 제작진이 입수한 국무총리실 문건에는 국민은행 남경우 부행장에게 압력을 넣은 사실이 기록돼 있었다. 'PD수첩' 제작진은 책임자인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에게 김씨의 이름을 거론하며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하도 오래 돼서 기억이 잘 안 난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민간인 블로그를 왜 관리하냐는 말에는 "전혀 안 한다"고 대꾸했다. 결국 이 지원관은 자신을 찾은 제작진을 따돌리고 사라졌다. 이날 정무위원회에서는 김씨 관련 질의응답이 있을 예정이었지만 그의 행방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김씨는 자신이 왜 불법 사찰을 받아야만 했는지 알고 싶어 국회를 찾았지만 책임자가 도망가는 황당한 상황을 목격한 것이다. 그는 "뜻밖이고 상상을 못했던 일이라 충격적이었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자괴감까지 든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문제의 '쥐코' 동영상은 미국 의료보험체계를 비판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를 빗댄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BBK와 전과 문제,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 의료민영화 정책 등 이명박 정부의 국가 정책을 비판하고 촛불집회 과정에서 촉발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현재 김씨는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풀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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