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국내 차업계 위기감 가져야

“도요타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다.” 슈첸 상하이-GM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최근 상하이-GM 합작공장을 찾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이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아직 국내 업체에는 못미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기자에게는 다소 충격적으로 들렸다. 상하이-GM공장의 1시간당 자동차 생산능력은 40대 수준에 불과해 도요타(60대)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의 자동차 업계보다도 한참 뒤지는 수준이다. 차체공정의 자동화율 역시 20~50%로 80~90%에 달하는 도요타와 우리나라 기업과는 격차가 컸다. 그럼 슈첸 엔지니어링 매니저의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은 상하이의 자동차 공장, 대리점, 연구소 등 중국의 자동차 시장을 둘러본 뒤에 어느 정도 풀렸다. 비록 현재 중국 업체의 생산성은 국내 업체에 못미치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 현실화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10년간 선진 자동차 기업들과 합자기업을 통해 GM, 폭스바겐 등 해외브랜드의 차만 생산했던 중국의 자동차 기업들은 최근 들어 자체브랜드를 출시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 수준인 것이다. 하지만 상하이자동차의 경우 GM의 자동차 현지화 기술을 개발하는 팬아시아기술센터를 통해 GM의 기술력을 차근차근 자기 것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 회사는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내년에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할 예정이다. 정부도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수한 인력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일자리 알선, 정착금 대출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미래를 위한 준비가 결국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자신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현대차, 기아차 등 국내 기업의 생산성, 품질력, 브랜드파워 등이 분명 중국 보다 한수 위다. 하지만 그 격차는 하루가 다르게 좁혀지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가 지금처럼 노조에 발목이 잡히고, 잘못된 해외 마케팅 전략으로 실패를 거듭한다면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중국은 우리를 앞서 나갈 것은 자명하다. “아직은 괜찮지만 이대로 조금만 더 가면 정말 큰일 납니다.” 국내 한 완성차 회사의 현지 관계자의 말이 귀국 행 비행기 안에서 기자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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