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사 "검증된 작품 거래" 화랑은 "작가 발굴"<br>독립된 영역서 제 역할 충실<br>美·유럽 미술계 상생체제로 "시장 건전화"<br>소더비등 투명·전문성으로 신뢰 높이기도
| 소더비의 미술품 경매현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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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와 화랑이 윈윈하는 해외시장
[불 붙는 미술 경매시장] 경매사 "검증된 작품 거래" 화랑은 "작가 발굴"독립된 영역서 제 역할 충실美·유럽 미술계 상생체제로 "시장 건전화"소더비등 투명·전문성으로 신뢰 높이기도
장선화 기자 india@sed.co.kr
소더비의 미술품 경매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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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와 화랑이 윈윈하는 해외시장
세계적 유동성 과잉 추세의 최대 수혜자 미술 시장. 130억 달러(한화 130조원)로 추정되는 올해 미술시장은 전례없는 호황기를 맞고 있다. 세계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양대 경매사 크리스티와 소더비. 두 회사의 경매 낙찰금액은 전 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2006년 매출 중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은 65억 달러(한화 약 65조원). 이는 과거 최대 경매 호황기였던 89년 51억달러(한화 약 51조원)를 훨씬 뛰어넘는 사상 최대 규모다.
◇경매회사와 갤러리, 영역지켜 가며 윈윈(win-win)= 작품 가격이 공개되는 경매 회사의 특성상 두 회사 만이 세계 미술을 좌지우지하는 듯도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미국과 유럽의 미술계는 화랑과 경매 쌍두 마차 체제로 이루어져 시장 건전화의 토대가 되고 있는 것.
세계 미술시장은 1차(화랑)와 2차(아트페어)와 3차(경매) 시장이 엄격하게 구분돼 있다. 400년 넘는 서양의 미술품 거래 역사에서 화랑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시장의 50% 정도다.
갤러리와 경매사가 공존하며 서로 상생(相生) 관계를 유지하는 전형적 사례가 뉴욕이다. 크리스티와 소더비 양 경매사의 위세 속에도 세계적인 화랑가로 손꼽히는 첼시에는 지금도 새로운 갤러리들이 속속 문을 열어 3~4 블록 사이에 330여개의 갤러리가 성업중이다.
주요 미술대학 졸업전에도 갤러리들의 투자가 줄을 이어 젊은 작가들을 미리 전속계약을 하는 등 화랑의 주된 역할인 작가 발굴에 충실하고 있다. 화랑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신진작가 발굴을 통한 젊은 피 수혈이 어렵게 된다.
반면 경매시장은 소장자에게 의뢰받은 작품을 되파는 것이 주요 업무. 양대 경매회사에서 생존작가 보다 피카소ㆍ고흐 등 17세기 걸작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첼시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2×13갤러리 김수경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미술시장은 경매와 화랑의 건전하게 양립해 있어 경매 시장만 달아오르고 있는 한국과는 다르다"며 "90년대 후반 뉴욕 첼시 지역에 갤러리가 몰린 이래로 올해 최고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투명성ㆍ전문성으로 시장 키워= 경매시장의 양대 산맥 소더비와 크리스티. 대략 3,000억 정도인 시장에 10여개의 경매 회사가 난립하는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이는 작가와 화랑 그리고 경매회사가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하면서 컬렉터의 신뢰를 높여가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소더비(1744년 설립)와 크리스티(1766년 설립)는 200년이 넘는 역사를 통해 미술계의 건전한 유통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는 임원진만 30명이 넘을 정도로 전문성을 갖췄으며, 소더비의 경우 뉴욕 증시에 상장, 기업 공개를 실천했다.
이들의 두드러진 점은 무엇보다 투명성에 있다. 전체 임원진의 이력은 물론 작품을 감정한 전문가의 이름까지 공개한다. 최병식 경희대 교수는 "화랑은 작가를 지원해 작가의 성장에 따라 매출이 늘게 되며, 경매는 검증된 작가들의 작품이 거래되는 곳으로 엄연하게 구분돼야 한다"며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다른 영역을 넘지 않고 제 역할에 충실해 고객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09/11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