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하반기 취업/대기업] 전자·조선·기계업종 그나마 '숨통'

올해 대졸 취업희망자들의 대기업 취업문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로 비유된다.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들어선데다 최근 미 테러 사태에 따른 후폭풍으로 각 기업들이 비상경제 상황에 돌입하면서 문이 더욱 좁아졌다. 특히 기업들이 당장 쓸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하는 추세여서 예비 취업자들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이공계통과 상대 출신이 아닌 타과 출신들의 취직은 어느 때 보다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길'은 있다. 기업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적은 인원이나마 수시로 신규채용을 하고 있어 정확한 정보만 있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채용인원은 업종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같은 업종이라도 업체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세심하게 정보를 점검해야 한다. 서울경제신문 산업부가 인력정보제공 업체인 인쿠르트의 정보를 기초로 최근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삼성ㆍLG전자 등 전자업체가 지난해보다는 못하지만 대규모 채용을 계획중이고,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독야청청하는 조선업체를 비롯 기계ㆍ중공업체도 적지 않은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상 최대의 수출을 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들과 포철 등 철강업체들이 아직까지 채용계획을 확정하기 못하고 있는 등 철강ㆍ기계ㆍ정유ㆍ석유화학ㆍ섬유업체가 신입사원을 뽑지 않거나 채용하더라도 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대규모 채용업종ㆍ업체를 공략하라. ▲전자 전통적으로 신규인력 채용이 많은 분야다. 올해 경기가 그다지 좋지 않지만 채용은 예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들어 1,000명을 채용한데 이어 9~12월 1,500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지난해 3,000명 채용에 비하면 500명이 줄어든 것이다. 선발되는 신입사원은 고성장세인 디지털가전과 통신부문을 중심으로 배치할 예정이다. 수시채용 방식이며 서류전형과 면접으로 사람을 뽑되 이공계통(80%)위주로 선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9~12월 신입사원 1,000명을 수시 채용할 계획이다. 올들어 8월까지 600명을 뽑아 올해 채용규모가 1,600명에 달하지만 지난해 2,500명에 비해서는 크게 줄었다. 신입사원 채용은 이공계가 70~80%ㆍ상경계를 포함한 인문계가 20~30%이며 수시로 접수를 받아 서류,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면접을 치뤄 선발하게 된다. 대우전자는 상반기에 수시채용으로 인력을 보충했으나, 하반기에는 9월중 150~200명을 서류- 면접 방식으로 뽑는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조만간 채용규모와 방법을 확정할 계획이다. ▲기계ㆍ중공업 조선ㆍ플랜트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들이 많아 경기불황에도 활기를 띠고 있다. 인력채용은 지난해 보다 다소 줄 전망이지만 전자를 제외하면 많이 뽑는 편이다. 현대중공업은 29일까지 원서를 배부해 15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서류전형- 어학능력시험(약식토익)-논술-면접 순으로 시험을 치룬다. 주로 이공계통이 대상이 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면접은 집단토론과 임원면접, 선후배와의 자리, 이벤트 참여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현대중공업의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연내 15~20명 가량을 선발할 예정이다. 채용절차는 서류- 면접-창의력과 조직적응력 검사로 잡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앞으로 설계와 연구개발직 위주로 대졸 사원 70여명을 뽑고, 한진중공업은 30명을 계획하고 있다. 대우조선의 경우 상반기에 신입사원 100명을 뽑아 앞으로는 경력직 중심으로 수시로 채용할 방침이다. 특히 이 회사는 영문작성에 능한 필리핀 등 해외인력 10명을 신입사원으로 채용, 선주측과의 연락병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LG전선과 LG산전이 수시 채용방식으로 각각 40명과 60명을 뽑을 계획이다. 대동조선 인수가 유력시되는 STX는 10~11월중 대졸 예정자를 중심으로 30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한다. LG이노텍은 수시 채용을 통해 이공계 중심으로 5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화학ㆍ정유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하반기 채용을 동결하거나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다. LG화학은 상반기에 300명을 뽑은데 이어 앞으로 석사급 연구인력을 포함해 300명을 추가로 수시 선발할 방침이다. SK㈜는 e-비즈니스 사업 확대로 상반기 70명을 뽑은데 이어 앞으로 71명을 서류-시험-면접 방식으로 수시채용할 방침이다. 에쓰오일은 50명을 서류-면접 방식으로 뽑을 계획이다. 코오롱유화는 지난해와 같은 2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과 한화석유화학은 시기는 미정이지만 각각 15명씩을 채용키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10명을 수시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코오롱유화는 서류-인성ㆍ적성검사- 면접을 거쳐 15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LG칼텍스정유는 규모는 미정이지만 수시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정유는 신규 채용을 고려치 않고 있다. ◇틈새시장을 노려라. ▲자동차ㆍ부품 자동차 업체들은 올 상반기 영업실적이 양호하지만 세계적인 불황에 대비해 인력채용을 가급적 줄일 예정이다. 현대ㆍ기아자동차는 아직까지 채용시기와 규모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테러 대참사로 수출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신규채용 여부도 불투명하다. 현대차는 올들어 경력직 300명을 뽑아 연구소에 배치한 바 있다. 새로 인력을 채용할 경우 현대ㆍ기아 모두 현대차 홈페이지를 통해 알릴 계획이다. 대우차는 지난 7월 131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했으나 GM으로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등으로 연내 채용계획은 잡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은 상반기 135명을 뽑아 연내 추가로 뽑을 계획이 없다. 쌍용자동차는 인턴사원 채용을 검토중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는 29일까지 접수를 받아 서류-면접 절차를 거쳐 70명의 신입사원을 뽑는다. 차부품 모듈화로 성장세를 타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시기는 미정이지만 서류-면접 절차를 거쳐 수십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철강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력채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꼭 필요한 인력이 아니면 가급적 채용을 유보하는 등 보수적인 인력운용 계획을 갖고 있다. 포항제철은 철강경기 침체 우려에 따라 아직 채용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 포철은 지난달 학교장 추천을 받아 74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했다. 동부제강은 10월 중 20명을, 현대하이스코는 10~11월중 10~15명을 신규채용하며, 동국제강은 15명 안팎을 예상하고 있다. INI스틸(옛 인천제철)은 11월중 채용을 검토중이며 나머지 철강업체 들은 신입사원을 채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섬유 경기침체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신규인력 채용에 보수적이다. 효성이 28일까지 접수를 받아 대졸 신입사원 250명 내외를 뽑는다. 도레이새한은 10월 초 15명을 모집한다. 다른 업체들은 아직 채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설명>현대중공업은 조선호황을 바탕으로 대규모 인력채용을 실시한다. 구매부 직원들이 통합구매관리 시스템을 이용해 자재를 구매하고 있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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