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세계 신조선값 '고공행진' 지속

"올해 선가 떨어질것" 예상 깨고 벌크선등 최고가 경신

새로 만드는 선박값이 당초 예상과 달리 지속적으로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2년 보다 130%가량 오른 벌크선.

세계 신조 선박값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는 지난해 말 일부 외신에서 올해 선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상반되는 현상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선가의 상승흐름 속에 선별수주에 따른 실적향상을 나타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선ㆍ해운 전문 분서기관인 클락슨의 신조선가 지수는 169(지난 9일 현재)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최대 호황기였던 지난 2005년 6월 및 지난해 10월의 최고치와 같은 수준이다. 주요 선종별 신조선가도 사상최대치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17만DWT급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가격은 7,800만달러를 기록, 2002년 말 저점과 비교해 130%가량 올랐다. 탱크선도 VLCC 1억3,000만달러를 비롯해 15만DWT 수에즈막스급 8,100만달러 등으로 올 들어 사상최고가를 이어가고 있다. 14만7,000㎥ 규모 LNG선도 지난해 하반기에 형성된 2억2,000만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선박가격의 이 같은 상승기조는 그동안 저수익 선박으로 인식됐던 벌크선의 가격급등 등에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씨티그룹의 한 애널리스트는 “벌크선의 신조선가는 지난 9개월 동안 26%가량 올랐으며 최근 건조된 지 5년된 중고 벌크선 가격도 신조선가에 10% 프리미엄이 붙었다”며 “벌크선의 가격상승이 다른 선종의 가격랠리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벌크선 가격은 철광석ㆍ석탄ㆍ곡물 등 벌크화물의 수송 수요가 커지면서 급등했다. 또 조선사들의 벌크선 수주잔량이 현재 건조능력 대비 26.9%에 머물러 다른 선종보다 낮다는 점도 벌크선 가격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 선종별 선가의 상승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조선가는 쉽게 하락 반전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현재 공급자인 조선사를 중심으로 신조선가가 결정되고 있으며 이들의 고가선 위주의 선별수주로 선가 호조는 적어도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1ㆍ4분기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올해 신조선가의 지속적인 상승을 예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선업체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선박펀드의 투기적인 발주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가 호조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호조세가 꺾일 경우 투기적 발주도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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