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컨설팅사 대형 M&A 300건 분석결과

◎“적과의 동침 쉽지 않더라”/덩치키우기 급급 언로확보·문화융합 등 소홀/매출·순익 급감… 33%가 다시 기업분할 단행M&A(합병·인수)는 과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지난해 한햇동안 미국내에서만 6천5백90억달러 규모의 합병이 이루어지는 등 M&A성사가 두드러졌다. 이는 95년 5천1백90억달러에서 27%나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최근 미 시장조사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M&A로 인해 새로 생겨난 대부분의 회사들이 별 재미를 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서 매니지먼트 컨설팅사가 지난 10년간 대형 M&A 3백건을 연구한 결과 M&A로 신설된 회사들중 57%가 합병 3년후 주주배당액이 되레 하락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게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더욱 악화돼, 33%의 기업들은 결국 다시 스핀오프(기업분할) 한 것으로 나타났다. M&A에 나서고 있는 회사들이 덩치 키우기에 치우쳐 집안단속에 소홀하다 보니 인수 대상 기업이나 인수기업 모두가 양사간의 특성과 차이에서 빚어지는 마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한때 적이었던 기업과의 동침이 쉽지 않은 셈이다. 기업마다 다른 사내 관례라든지 풍토 등에 대한 이해 없이는 합병의 부작용이 심해지기 쉽다는 당연한 이치를 무시했던 것이 문제였다. 그 예로 세계굴지의 식료품 생산업체인 퀘이커 오트사가 지난 94년 스포츠음료 생산업체인 스내플을 17억달러에 인수하고나서 스내플의 독자적인 배급망을 무시한채 퀘이커식으로 배급을 일원화한후 10%이상의 매출하락과 순익급감을 경험했던 것을 들 수 있다. 최근 합병한 브리티시텔레콤(BT)과 미MCI 경우도 관료적인 BT사 문화로 인해 상당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의 로자베스 모스 캔터는 『최고경영자들이 인수대상 기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리엔지니어링이나 다운사이징 등 감량경영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며『실제 각 부서 책임자들인 중간급 간부들이 보신에 신경쓰다보니 정확한 회사사정이 전달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합병후 양사간의 통합전략이 잘 이루어지기는 만무한 셈. 지휘계통부터 내부정보전달 등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합병증후군이 심해지다 보면 비효율성과 해결해야할 복잡한 문제들이 산적해 기업운영에 브레이크가 걸린다는 것이다. 양사간의 갈등이 내부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원자재공급자 제품분배업자 고객들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일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했던 시너지효과는 불구하고, 오히려 경영조건 악화로 선회하는 아이러니가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명제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셈이다. 집안싸움을 먼저 다스리는 것이 경영정담화의 첫 걸음인 것이다.<최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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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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