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인영 특파원】 이달 들어 빠른 속도로 회복되던 국제 금융시장이 뉴욕 증시 동요 코소보 사태 산유국의 원유생산 감산 등의 장애를 만나 일단 관망의 시기를 갖고 있다. 전문가들은 각국 증시가 일단 조정기를 맞고 있으나, 최근의 악재들이 세계경제 회복세를 저지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원유 감산= 15개 산유국들이 하루 210만4배럴 감산에 합의했음에도 불구, 뉴욕 선물시장에서 원유 가격은 약세로 돌아섰다. 이날 한달후(5월)에 거래되는 원유 선물가격이 배럴당 23센트 하락한 15.51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소문에 사고, 결정된 후 판다는 시장원리에 따른 것으로, 지난해 12월말 최저치 10.35 달러에 달했던 선물 가격에 비하면 50%나 오른 것이다.
그러나 오른 유가도 몇년전에 비해 저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물 시장의 브렌트유가 배럴당 13.84달러로 올랐지만, 이는 22년만에 최저가격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평균 가격(12.30달러) 수준이다. 사우디의 석유상을 지냈던 자키 야마니씨는 산유국 전원이 감산을 실천할 경우 유가가 15~17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석유 전문가들은 산유국중 일부 국가가 합의를 파기할 가능성이 있고, 그 경우 급격한 유가 상승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증시= 다우존스 지수 등 뉴욕 증시의 주가지수들이 23일 기업들의 수익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상과 유가 상승과 코소보 사태 등으로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다우 지수는 이날 218.68 포인트(2.21%) 떨어진 9,671.83에 마감함으로써 1만 포인트에서 몇걸음 물러섰다.
메릴린치 증권의 수석 전략가인 찰스 클라우씨는 『주가가 기업 수익율에 비해 너무 빨리 올라갔다』며 일단 조정기를 거친 후 1만 포인트를 향해 다시 올라갈 것으로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4월초에 기업들의 1·4분기 영업실적이 발표되면 주가가 5~10% 정도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소보 사태=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성격을 띠며 전쟁 상황으로 확대됨에 따라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들먹거리고 있다. 23일 뉴욕에서 1달러당 118.05엔에 마감했던 엔화는 다음날 동경에서 한때 118.45엔으로 치솟았다가 117엔대로 하락됐다. 이라크 사태 때 달러 강세가 나타난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공습이 시작될 때 달러가 일시적으로 1달러당 120엔대로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3월말 결산 때까지 일본기업과 은행들이 달러 표시 자산을 엔화로 전환하고, 일본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으로 코소보 사태가 엔-달러 환율에 큰 충격을 주지 못할 것으로 외환 딜러들은 보고 있다.
◇아시아 투자 확대=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다우존스 지수가 1만을 경계로 더이상 상승하지 못하자, 국제투자자들이 아시아 국가로 투자방향을 전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아시아 최대 수입국인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주변국들의 경기도 호전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아시아 증시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