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코리아가 26일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1976년 발족한 GE코리아는 한국 진출 30년만에 자산 규모를 6조원대까지 키워 재계 20위권인 대우건설과 맞먹을 정도의 국내 최대 외국계 기업으로 성장했다.
조병렬 GE코리아 이사는 "보통 한국인들은 GE코리아하면 외국회사로 알고 있지만 지난 30년 동안 삼성, 현대 등 한국 대표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한국의 기술발전에 큰 기여를 한 토착기업이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는 "GE코리아는 이미 한국의 모든 제품 속에 자연스레 스며들어 있다"면서 "한국내 사업이 번창하면서 이제는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 등 최고 경영자들이 거의 매년 찾을 정도로 중요한 포스트가 됐다"고 덧붙였다.
GE가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을 따지자면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GE의 전신인 에디슨전등회사는 1887년 고종과 왕비의 침전이던 경복궁의 건청궁에 국내 최초로 전등을 공급하면서 한국에 발을 디뎠고, 1950년 6.25 전쟁 이후 재건 사업과 1960-70년대 경제 개발에도 동참했다.
특히 GE는 당시 한국이 경제 발전에 매진하는 가운데 전력 등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해 전력 생산에 필요한 각종 노하우를 제공했다.
이후 GE는 1976년 'GE인터내셔널코리아'를 출범시킨 뒤 발전설비뿐 아니라 항공기엔진, 산업설비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1984년 GE삼성의료기기, 1987년 GE플라스틱 등을 출범시켰다.
또한 GE코리아는 외환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투자를 감행해 2000년 항공기엔진정비서비스, 2001년 GE 감지기 등을 설립했으며 2004년에는 1조원을 투자해 현대캐피탈과 합작사까지 만들었다.
국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살펴보면 GE코리아는 성남에 초음파 제품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두산중공업에 발전소 건립 기술을 제공했다.
아울러 플라스틱 공장을 1987년 충주에 지어 현대자동차와 휴대폰 제조업체에 공급하고 있으며, 금융사업을 통해 리스크 관리 및 금융 신상품 개발 등 선진 기법을 한국에 전수했다.
각지에 흩어져있던 계열사들을 지난해 말 서울 강남의 'GE타워'로 입주시킨 GE코리아는 올해 경영 슬로건을 '이윤 창출을 넘어선 한국 고객과 파트너십 강화'로 내걸고 한국 토착 기업의 이미지를 심으려고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GE코리아는 1992년부터 매년 두 차례 학업 성적이 우수한 20명의 이공계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글로벌 봉사단체 '엘펀'을 통해 음성 꽃동네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GE코리아는 2003년부터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리더십을 교육하고 있으며 '인재사관학교'로 불리는 뉴욕 크로톤빌에 한국 기업 최고경영자들을 초청해 맞춤형 리더십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채욱 GE코리아 회장은 "나는 삼성에 입사해 GE코리아 회장이 됐지만 외국기업에 몸담고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면서 "GE의 창의적인 정신은 글로벌화를 꿈꾸는 한국 기업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