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감 현장] 한은, 기준금리 추가인하 시사

■ 재정위<br>김중수 총재 "금리 국제 동조화 필요"<br>공개 않던 GDP갭률 발표<br>내년까지 마이너스 전망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국정감사를 통해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김 총재는 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감에서 "다른 나라를 쫓아 간다는 말은 좀 그렇지만 (금리정책의) 동조화는 필요하다"며 "안 하면 자본이 몰려가기 때문에 수준을 맞춰주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이어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행진에 한은도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김 총재는 "선진국은 거의 제로 금리이고 호주와 우리(한은) 등이 금리 수준을 움직이니까 잠깐만 움직여도 많은 자본이 내외금리 차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 이런 여지를 없애주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총재는 "정책은 자국 상황을 일단 봐야 하지만 우리 경제가 개방된 상황에서는 세계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적절히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통화전쟁이라는 표현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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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한은이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하지 않은 총내총생산(GDP)갭률을 발표해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GDP갭이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차이를 나타내며 GDP갭률이 마이너스라는 사실은 현재 경제가 잠재치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이날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 올해 1ㆍ4분기 0.0을 나타냈던 GDP갭률은 2ㆍ4분기 -0.4으로 떨어지며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3ㆍ4분기와 4ㆍ4분기에는 각각 -0.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GDP갭률의 마이너스 행진은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까지 한은은 '추정방법마다 다를 수 있다'는 이유로 GDP갭률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전격적으로 공개한 배경에는 새로운 경제전망(10월)이 11일 나온다는 점을 고려해 예전 전망(7월)으로 시장에 미리 시그널을 던지려는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7월 김 총재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GDP갭률이 상당 기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대로라면 새로운 전망에서 GDP갭률의 마이너스폭이 더 커지고 오랫동안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한은의 통화정책도 당분간 완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이날 국감 업무현황 보고에서 체감물가를 반영할 새로운 지표를 개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존의 물가지수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기존 소비자물가지수 등을 보완할 지표로 민간소비지출가격지수(PCEPI)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PCEPI는 각 경제주체의 실질 소비행태 변화를 반영하고 실제 구매에 맞춰 가중치를 탄력적으로 적용한다는 게 특징이다.

한은 관계자는 "새 물가지수는 한은이 물가동향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소비자물가지수, 근원 인플레이션율 등과 함께 살펴보는 보조지표로 활용된다"며 "지수를 개발하더라도 외부로 공개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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