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장외투쟁으로 국회 공전이 계속되면서 ‘원내복귀’ 시점에 정치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한나라당이 빠른 시일 안에 등원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학법 문제를 당의 정체성 문제로 규정, 17대 국회 개원 후 처음 원외로 뛰쳐나간 마당이기 때문이다. 확실한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이번주를 마지노선으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강경론이 힘을 얻고 있다. 우리당은 특히 새해 예산안 심의 착수 시한을 15일로 잡고 한나라당을 압박하고 있어, 민생과 관련된 ‘예산안’처리 문제가 한나라당 등원의 열쇠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외투쟁, 이번 주말이 고비=한나라당은 장외투쟁에 대한 냉담한 여론에도 불구, 강공을 멈추지 않을 태세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14일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달려나가면 되지 뒤돌아볼 필요가 없다. 날씨와 시선이 냉담하다고 하는데 신경 쓰지 말자”며 의원들을 독려했다.
한나라당은 이날도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동대문 밀리오레 근처에서 사학법 반대 집회를 가졌다. 이런 기류를 감안한다면 적어도 이번 주 내로는 한나라당이 국회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주말을 지나 열린우리당이 최소한 한나라당의 체면을 세워주는 선에서 여지를 보이면 민생법안 처리 등을 명분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회 공전에 대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과 강경일변도의 공세에 대한 당내 우려가 적지 않은 점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우리당, 다음주 임시국회 강행=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등원을 이번 주까지 기다리되 여의치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 주요 법안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오영식 대변인은 이날 당 확대간부ㆍ원내대책 연석회의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이 향후에 태도 변화가 전혀 없을 경우 국민에게 필요한 국정현안과 민생관련 법안을 내주부터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 의사 일정을 검토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방침은 현재 당내 목소리가 강경파쪽으로 무게 중심이 쏠리고 있는 데 적잖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기자와 만나 “이 시점에서 여당의 힘을 대내외에 한 번 보여줘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이날 오전 열린 당내 확대간부회의에서 그대로 반영됐다.
정세균 의장은 전날 한나라당의 장외집회와 관련, “냉담한 반응만 얻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시작부터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빨리 국회로 돌아오는 것이 국민께 버림받지 않는 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김원기 국회의장은 의장실을 점거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의 퇴실을 요구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