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100세 시대의 '키다리 아저씨'


최근 자본시장과 관련해 눈에 띄는 기사가 있었다. 하나는 한국인의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21.4%이고 그중 펀드는 4.4%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관련해 기관투자가의 역할 제고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얼핏 서로 연관성이 적어 보이는 두 기사가 우리 펀드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보여진다. 우리 사회는 이른바 '100세 시대'를 앞두고 있는데다 베이비 부머의 은퇴 시기 도래로 장기 자산설계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됐다. 하지만 현재의 저금리 추세, 부동산시장의 불투명성 등을 감안하면 개인들이 장기 자산운용설계를 할 때 선택 가능한 수단이 많지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자산운용 설계가 가능한 펀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연금펀드의 등장은 좋은 예다. 하지만 이러한 기회가 곧바로 펀드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다양하지 못한 상품구성, 고르지 못한 운용성과 등 국내 펀드산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업계 스스로의 자기혁신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 자본시장에 있어서 펀드산업의 성장은 또 다른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최근 투자자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외부환경에 의해 자본시장이 출렁거리는 경험을 해야만 했다. 그 과정에서 과거 위기 때처럼 외국자본의 유출, 주식시장의 급락, 투자자의 손실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을 지켜봤다. 외부충격에 따른 시장의 변동성 완화를 위한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역할이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현재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외국인은 31.1%이고 기관투자가는 13.4%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자본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대부분 펀드환매 등에 따른 펀드산업의 위축으로 연결된다. 이에 펀드산업이 성장해 기관투자가로서 자본시장의 완충역할을 수행한다면 투자자의 신뢰를 쌓는 것은 물론 건강한 자본시장을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우리 펀드산업이 투자자의 건전한 자산증식의 동반자가 되고 나아가 듬직한 기관투자가로서 우리 자본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키다리아저씨'로 등장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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