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은NO" 친황경 기업만 받는다<BR>오염요소 있으면 아무리 큰 대기업도 입주못해<BR>90%가 바이오등 첨단기업…제조업 10% 그쳐<BR>예산 40% 치안비용 지불…낮은 범죄율도 강점
 | 불밝힌 산업단지 어바인시의 산업단지는 엄격한 환경기준 속에 제조업보다 첨단산업 위주로 조성되고 있다. 환하게 불을 밝힌 어바인 산업단지의 야경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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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인시는 ‘깨끗한 기업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리 크고 유명한 기업이라도 환경오염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 입주할 수 없다.
어바인시를 계획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어바인컴퍼니의 마이클 윌리엄스 부사장은 “어바인시는 굴뚝도시가 아니다”며 “메르세데스 벤츠, 도요타, 포드, 마쓰다, 기아차, 살린 등 내로라하는 자동차회사들이 이곳에 연구시설과 디자인센터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도시가 아니라 자동차디자인의 메카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어바인시에 입주한 기업 중 제조회사는 10%에 불과하다. 90%는 바이오ㆍ휴대폰ㆍ자동차디자인ㆍ전자상거래 등 첨단기업들이다.
어바인시 티오리 드라이브 길에 있는 시스코 링크시스가 대표적인 ‘어바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회사인 시스코의 독립사업부로 PC부품과 이더넷 제품을 만든다. 소매 홈네트워킹 분야에서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6억달러에 달한다. 이 링크시스에는 연구인력만 있다.
생산은 모두 중국과 동남아에서 한다. 이 회사의 빅토르 차오 수석부사장은 “어바인시는 친환경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생산공장은 다른 곳에 두고 연구시설과 콜센터를 이곳에 두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바인시가 앞으로 5년간에 걸쳐 최종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그레이트 파크(Great Park)’ 개발계획은 어바인시의 친환경에 대한 의지를 잘 보여준다. 첨단기업 단지를 포함해 10여개의 테마공원이 조성될 예정인 이 곳은 어바인시 동쪽의 엘토로에 있으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 공군기지로 사용됐다.
공군기지에서 나오는 폐기물과 소음이 첨단기업 유치에 장애물이 된다고 판단한 연방정부와 어바인시는 민간기업인 레나르사에 개발비와 세금을 포함, 모두 10억5,000만달러에 기지를 매각했다. 어바인시가 추구하는 ‘친환경 첨단기업’ 유치 노력이 연방정부까지 움직인 것이다.
공사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그레이트 파크사의 마샤 부게스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면적이 575만평으로 발보아파크(샌디에이고), 센트럴파크(뉴욕), 골든게이트파크(샌프란시스코), 디즈니랜드(LA)를 모두 합한 것보다도 규모가 크다”며 “이중 16%만 주거와 상업건물로 사용되고 나머지는 친환경 시설로 이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바인시는 그레이트 파크를 세계 최대의 환경친화 기업복합 단지로 건설한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어바인시의 또 하나의 강점은 범죄 발생률이 낮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학교에는 시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는 경찰관과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다. 어바인시는 지난해 4,000만달러의 예산을 치안비용으로 지불했다. 이는 전체 예산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작은 시골동네에 불과했던 어바인시가 세계 첨단기업의 두뇌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은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과 친환경 도시 조성, 적극적인 시정부의 기업유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