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설] 고속철 잦은 사고 승객은 불안하다

고속철을 갖게 됐다는 자부심을 느낄 새도 없이 국민들은 고속철로 인해 불안하다. 상업운행 첫날부터 고장을 내기 시작해서 하루에 두번 꼴로 고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개통일 첫 고장을 일으킨 전동차의 경우 원인도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채 이틀 뒤 다시 투입돼 같은 고장으로 중간에 교 체되는 등 아슬아슬한 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고장 가운데 빈발하는 장애는 전기ㆍ전원 장치. 3일 서울발 부산행 KTX 제13호는 천안아산역 부근에서 전력공급장치 이상으로 출력이떨어졌고 1일 부산발 서울행 열차에서는 객실용 전원에 문제가 발생해 대전역에서 수백명이 갈아타는 소동을 빚었다. 2일에는 천안아산역 구내에서 ‘까치집 사고’로 전력공급선이 단전돼 운행이 지연됐다. 수도권 전철에서도 종종 문제를 야기한 ‘까치집 사고’는 역구내의 관리만 강화했어도방지할 수 있었던 어이없는 사고였다. 승객수요 부족으로 운행 편수를 30% 가량 줄였는데도 이토록 사고가 빈발한다면 향후 운행량을 늘렸을 경우 어떤 사태가 발생할지 조마조마하지 않 을 수 없다. 특히 일반열차와 함께 사용하는 기존선이 경부ㆍ호남선을 통틀어 67%나 되고 선진국의 고속철 노선보다 터널이 많고 길다는 점에서 더 욱 그렇다. 역방향 승객의 불편도 상당히 커 보인다. 좌석의 진행방향을 바꾸기 어렵다면 회전식 좌석을 채택했어야 마땅한데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고 일반석의 절반을 멀미 가능성이 큰 ‘롤러코스터 좌석’으로 만든 처사는 이해 하기 어렵다. 대부분 회전식 좌석인 일본의 신칸센에서는 물론 역방향 좌석을 운행중인 유럽 고속철의 실패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한 KTX의 단 견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역방향 좌석’에 요금할인제 도입을 검토하고 지연운행에 따른 환불규정도 후하게 바꾸었으나 고속철 승객이 가장 바라는 것은 빠르고 안 전한 운행이지 사고나 연착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정부의 고속철 조기개통을 총선용 졸속개통으로 보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잦은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해 그런 오해 를 불식시켜야 한다.고속철은 시속 300㎞ 이상으로 운행된다. 한번 사고 가 났다하면 비행기사고 이상의 대형 사고가 될 수밖에 없다. 고속철 개통 의 축제분위기 속에서도 승차율이 60%선에 머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를 정부당국은 깊이 헤아려야 할 것이다. 12년의 대역사가 이뤄낸 고속철도가 명실상부한 국민교통수단으로 자리잡고 나아가 유라시아를 잇는 ‘철의 실크로드’로 발전, 글로벌 물류혁명의 총아가 되기 위해선 안전운행이 지상의 과제임을 정부 당국은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한국i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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