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는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다. '언어파괴'라는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같은 온라인 공간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다양한 사회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뇌섹남(뇌가 섹시해 지적인 남자) 같은 줄임말부터 경기불황을 대변한 오포세대(연애·결혼·출산·인간관계·주택구입을 포기한 세대)도 눈에 띈다.
채용시장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열정페이'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열정이 있으니 적은 임금(페이)은 감수하라'는 의미로 제대로 된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채 노동력만 착취하는 일부 업계의 행태를 비꼬는 것이다.
해마다 연간 40만명에 달하는 대학졸업자가 노동시장에 새롭게 쏟아져 나오고 취업준비생이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 구직자들의 눈높이는 여전히 공무원이나 대기업 등 특정 일자리에 쏠려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해 고통받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반면 중소기업 산업현장에서는 여전히 구인난을 겪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청년들이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급여수준이라고 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이 통계청 자료를 정리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중소기업 직원의 평균 월급은 대기업 직원의 56.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59.8%)보다 낮아져 임금 격차가 오히려 확대됐다. 기대 임금과 현실 임금의 불일치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청년들이 입사해서 그들의 '열정'에 걸맞은 정당한 '페이'를 지불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능한 인재들이 찾아올 수 있고 핵심인력의 이직으로 인한 피해를 낮출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하고 어려움이 많지만 임금과 복지를 개선해 인력 문제를 해소하는 것이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정부와 중진공도 중소기업에서 사회 첫발을 내딛고 승부를 건 청년들의 열정에 정당한 보상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한 '내일채움공제'를 통해 핵심인력에게 장기근속 인센티브를 주고 있다. 중소기업과 핵심인력이 공동으로 적립한 공제금을 5년 이상 재직한 핵심인력에게 성과보상금으로 모두 지급하는 것이다. 현재 출범 후 약 10개월 만에 가입자가 5,000명을 돌파할 만큼 호응도 뜨겁다.
울산의 한 자동화설비 전문기업은 약 20여명의 전 직원이 내일채움공제에 가입돼 있다.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만 있다면 여력이 닿는 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회사 대표가 말한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것은 인간이고 세상에서 가장 적은 것은 바로 인재'라는 말이 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인재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우수한 인재는 기업의 성과를 성공적으로 창출할 뿐만 아니라 다시금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어렵게 얻은 인재를 놓치고 직원의 열정을 외면하는 우(愚)를 범하는 기업은 미래도 밝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