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마트폰·TV 영상물 노출 심할수록 아이 말 더듬고 집중력 장애 겪는다

영유아 하루 평균 2시간24분 시청<br>10명 중 7명 꼴 언어발달 지연<br>전문가 "부모 대상 교육 필요"

한 어린이가 차량 이동 중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보고 있다. 영ㆍ유아들의 스마트폰 시청은 언어발달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호재기자



[단독] 어린 딸에 스마트폰 보여줬다가 그만…
스마트폰·TV 영상물 노출 심할수록 아이 말 더듬고 집중력 장애 겪는다영유아 하루 평균 2시간24분 시청10명 중 7명 꼴 언어발달 지연전문가 "부모 대상 교육 필요"

권대경기자 kwon@sed.co.kr














한 어린이가 차량 이동 중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보고 있다. 영ㆍ유아들의 스마트폰 시청은 언어발달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호재기자

















영ㆍ유아(5세 미만)의 97%가 스마트폰이나 TV의 영상물에 노출돼 있으며 과다 노출(하루 2시간24분 이상)된 영ㆍ유아 가운데 10명 중 7명이 언어발달 지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제신문이 13일 단독 입수한 이경숙 한신대 재활학과 교수의 '영ㆍ유아 영상물 과몰입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영ㆍ유아의 하루 평균 영상물 시청 시간은 2시간24분에 달했다.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전국 826명의 0~3세 유아와 영상물 과몰입군으로 분류된 유아와 부모 20쌍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하루 평균 2시간24분 이상 영상물에 노출된 과다 노출 영ㆍ유아는 상당한 부작용을 겪고 있었다.

부작용으로는 언어발달 지연(71.4%, 중복응답)이 가장 많았고 의미 없이 영상물 속 인물 등의 행동을 반복해서 따라 하는 아이(57.1%)와 혼자 놀면서 타인에게 무관심한 아이(57.1%)도 상당했다.

영상물 과다 노출군으로 분류된 아이들이 처음으로 영상물을 접하는 시기는 생후 6~12개월 사이가 42.9%로 가장 많았다. 심지어 출생 직후부터 5개월 사이에 접하게 했다는 응답도 28.6%에 달했다.


부모가 영ㆍ유아에게 영상물을 보여준 동기로는 '가사일을 하거나 휴식하기 위해'라는 응답이 35.7%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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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반복적인 영상물 시청이 발달 과정에서 부정적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다. 심할 경우 ▦자폐증 ▦틱 장애 ▦척추 장애 ▦비만 ▦시력 저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 교수는 "영ㆍ유아기 과도한 영상물 시청은 취학 연령기 주의집중력 장애 위험성을 10% 높이며 언어발달 지연 확률도 최고 2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며 "시청 시간이 3시간 이상인 아이들이 자라서 범죄를 저지를 확률도 최고 40% 가까이 된다는 조사가 있다"고 지적했다.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과도하게 몰입하면 아이가 새로운 자극이 없는 상황을 견디지 못할 수 있고 사회성 발달과 집중력을 키우는 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 차원의 조사나 대책은 없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에서 영ㆍ유아는 조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여성가족부의 '셧다운제(게임이용시간제한)'는 자발적 이용자인 청소년이 주 대상이다.

선진국은 5세 미만 아동의 스마트폰과 인터넷, 그리고 TV 영상물 시청을 규제하고 있다. 이 교수에 따르면 미 소아과학회는 만 2세 미만 유아에게는 TV 등의 영상물 시청을 금지하고 있으며 만 6세까지는 가급적 컴퓨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청소년과 달리 영ㆍ유아는 자발적 의사보다는 부모의 양육태도에 의해 영상물 노출 빈도와 시간이 결정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부모 대상 교육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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