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정책

재정 지출증가율 수입보다 3%P 낮게… "2013년 균형재정"

세수확충 위해 근로자 소득공제·R&D 비용<br>비과세·세금 감면 조항 대대적 손질 예고<br>"개편안 마련해도 선거 앞둬 국회 통과 미지수"



"요즘 기획재정부의 내년도 예산심의를 받고 있는 정부 부처들은 하도 예산을 세게 깎여 '악' 소리가 난다고 합니다."(한나라당 정책위원회 관계자) "그동안 우리 국민은 세금 감면 혜택을 너무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누려왔어요. 이제는 재정 건전성 차원에서 불요불급한 감면 조항은 원칙대로 정상화해야 합니다."(기획재정부 간부) 정부가 오는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이해 세금과 예산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불안에 따른 세수 감소와 재정 지출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숨어 있는 세수 기반을 찾아내고 불요불급한 예산집행은 최대한 억제하는 방향으로 허리띠를 한층 더 졸라매겠다는 것이다. 1일 재정부가 발표한 중기 재정계획(2011~2015년 재정운용계획 수립 방향)은 이를 위해 재정 지출증가율을 당초 계획보다 한층 더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당초 정부는 2010~2014년 재정지출 평균 증가율을 재정수입 증가율(당시 예상치 평균 7.7%)보다 2.9%포인트 낮은 4.8%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서는 "균형 재정 달성시까지 지출증가율을 수입증가율보다 3%포인트 이상 낮게 유지하겠다"고 밝혀 최소한 2013년까지는 기존보다 긴축의 고삐를 한층 더 조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가 지난해 세웠던 중기 재정계획은 내년부터 2014년까지 총 1,015조5,000억원을 지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이번에 발표된 계획은 같은 기간 지출액을 최소 1,008조원으로 잡아 당초 계획치보다 최대 7조원대까지 씀씀이를 줄일 수 있음을 예고했다. 이는 세계경기 둔화로 정부의 세수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을 염두에 둔 조치다. 정부는 지난해 중기 재정계획을 세우면서 내년부터 2014년까지 총 1,098조9,000억원의 재정수입을 거둬들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선 해당 기간의 재정수입이 당초 전망치보다 8조9,000억원까지 줄어든 1,090조원에 그칠 수 있음을 전제로 깔았다. 정부가 세수확충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비과세 및 세금 감면 조항을 대대적으로 손질하는 것이다. 국회에 제출된 조세지출예산서 등을 분석해보면 우리 정부의 국세감면 규모는 지난 2009년 31조621억원이었던 것이 2010년 3.0%(9,225억원) 줄어든 30조1,39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다시 4.0% 증가해 31조3,600억원에 이르렀다. 이 중 감면 규모가 1조원선을 넘어선 항목은 7개로 올해 총 18조6,422억9,000억원의 세수 감소를 초래했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이 서민ㆍ농어민에 대한 감세이거나 기업의 투자촉진을 위한 것이어서 정부도 손질하기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이를 항목별로 살펴보면 ▦근로자 소득공제(신용카드ㆍ보험료ㆍ교육비ㆍ의료비ㆍ주택자금공제) 6조2,422억원 ▦농림어업용 석유류 부가가치세ㆍ개별소비세 면제 및 농축임업용 기자재 부가가치세 영세율 3조2,142억원 ▦연구개발(R&D)비용 세액공제 2조8,161억원 ▦임시투자세액공제 1조4,320억원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1조8,683억원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및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1조3,946억원 ▦신용카드 등 사용에 다른 부가세 세액공제 1조2,629억원 등이다. 이에 대해 박종규 국회예산처 경제분석실장은 "올해 일몰이 돌아오는 41개 비과세ㆍ감면 항목(7조4,000억원 규모)중 11개(1조9,000억원)와 내년에 일몰이 돌아오는 77개 항목(8조5,000억원)중 6개(2조3,000억원) 등을 폐지 대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세금우대종합저축 저율과세 제도를 폐지하고 기본세율을 10%로 인하하면 세수가 1,914억원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다만 정부가 이 같은 방향으로 세제개편안을 마련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경제전문가들은 정부가 최선을 다하더라도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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