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애인의 날에 부쳐

컴퓨터 강사인 김씨는 각종 언론에서 취재를 다녀갔을 정도로 유명인이다. 김씨는 컴퓨터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지 4년이나 됐으며 지금까지 1,800명이 넘는 제자를 배출한 베테랑이다. 게다가 지금은 방문교육 강사를 지원하고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직접 찾아가서 컴퓨터를 가르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특별할 것도 없고 달리 유명할 이유도 없다. 김씨 자신이 휠체어가 없으면 이동이 불가능한 지체 1급 장애인이다. 사회에 대한 참여의지가 있어도 거동조차 불가능한 중증장애인들. 그들에게 세상과 소통하는 또 하나의 길을 정보화로 열어주고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다. 최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장애노인 전문 포탈사이트인 `도움나라`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이 가장 많이 찾는 메뉴는 교통편의시설 정보(24.2%)로 나타났다. 그들이 원하는 정보는 재활정보(5.6%), 장애용품정보(4.0%)가 아니었다. 이러한 결과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우리나라 교통편의시설의 불편함에 대한 호소일 뿐만 아니라 세상으로의 당당한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우리는 흔히 장애인을 이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장애인은 이해와 관용의 대상이 아니다. 관용은 `잘못하여 실수했지만 너그럽게 봐준다`라는 의미의 뉘앙스를 갖고 있다. `나와 다른 남을 다른 그대로 용인하라`는 이성의 소리에 따라 차별없이 장애인들을 받아들일 때부터 비로소 우리사회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성숙한 사회가 되는 것이다. 참여정부는 이성적 성숙함을 갖춘 정부고 또 갖추어야만 할 정부다. 민주주의의 투쟁과정 속에서 생긴 분쟁과 급속한 경제 성장과정에서 나타난 갈등을 반성적 성찰을 통해 극복하고 치유해가야 한다. 소외받지 않은 자에게는 언제나 참여정부였으나 이제는 소외계층에게도 참여의 문이 활짝 열려야 한다. 4.19 바로 다음날,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인 것을 아시는지. <손연기(한국정보문화진흥원 원장) ygson@kad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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