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파퓰러사이언스 1월호] 꿈ㆍ좌절 교차한 세계 과학기술계

2003년은 어느 해보다 전쟁과 사고, 바이러스 전염병 등으로 점철된 한 해였다. 존재하지도 않는 무기를 놓고 벌어진 이라크 전쟁, 중국 정부의 공중보건 소홀로 급속히 퍼진 사스, 미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의 공개적인 경고 무시로 발생했던 콜럼비아호 참사 등이 2003년을 장식했다. 한편 나노과학자들은 초소형 모터를 개발하고 우주과학자들은 정확한 우주의 나이(137억년)를 알아냈으며 생태학자들은 섭씨 120도에서도 생존하는 미생물을 발견했다. 파퓰러사이언스 신년호가 선정한 2003년의 과학의 이모저모를 정리해본다. ◇우주왕복선 폭발 참사=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가 텍사스 상공에서 폭발한 직접 원인은 불량 발포성 타일 때문이라고 결론내렸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NASA 자체에 있었다. 심지어 사고 조사위원회도 우주왕복선에만 의존하는 NASA의 내부 분위기를 묵인하고 있을 정도다. NASA는 궤도우주선을 설계하고 로봇형 화물기 시안을 개발하는 데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다. 이 계획이 성공하면 엄청나게 큰 확장모듈을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운반하는 것은 물론 우주정거장의 모든 기능을 소화해 낼 수 있다. 하지만 두차례에 걸친 대형참사로 대중의 지지를 얻지 못할 수도 있으며 자금지원이 중단될 수도 있다. ◇새로운 발견들 1.물소 크기의 쥐= 베네수엘라에서 물소만한 크기의 쥐 화석이 발견됐다. 과학자들은 이 설치류가 몸 길이 3m에 키 1.2m나 되는 몸집 때문에 악어를 피하기 어려워 800만년 전 멸종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 카페인 없는 유전자 커피= 일본 과학자들은 카페인이 없는 유전자 가공 커피를 만들었는데 자연산 변종들보다 신경과민 유발을 70% 줄여준다. 3. 펜타쿼크 입자= 2∼3개의 쿼크(물질을 구성하는 최소단위)로 이루어진 일반 입자들과는 달리 5개의 쿼크로 구성된 펜타쿼크의 발견으로 원자 핵을 서로 붙들어두는 강한 핵력의 미스터리를 푸는 실마리가 되고 있다. 4. 높이 뛰는 곤충= 거벌레는 70cm까지 뛸 수 있다고 한 캠브리지 동물학자가 발표했다. 이 곤충의 뒷다리는 근육을 수축시키고 다시 펴는 과정에서 몸무게의 414배에 달하는 힘을 발휘한다. 5. 특이 생물= 푸겟의 사운드 근처 심해 분출구의 뜨거운 물에서 서식하는 한 미생물은 섭씨 120도에서도 번식하고 실험실에서는 130도에서까지 생존해 호열성(好熱性) 세균 중 최고기록을 세웠다. 6. 인간 발자국 화석= 이탈리아의 한 화산에서 38만5,000년전의 인간 발자국 화석들이 발견돼 가장 오래된 인간의 흔적으로 기록됐다. 에디오피아의 아파르 계곡에선 16만년전 호모 사피엔스의 두개골 세 구가 발굴됐다. ◇우주 분리시키는 `암흑 에너지`= 물리학자들 사이에 무엇인가 신비한 힘이 우주를 분리시키고 있다는 확신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 2월 윌킨슨 마이크로파 이방성 탐색선(WMAP)은 암흑에너지라는 신비한 척력이 전체 우주 질량의 73%를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23%는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로 되어 있고 우주의 4%만이 보통 물질과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사실들은 지난 몇 년간 제기돼 온 암흑에너지가 우주 팽창을 가속시킨다는 주장을 확인해 준다. 8월 로버트 칼드웰 등은 이 개념을 확장, 200억년 후에는 암흑에너지로 인해 우주가 아예 사라져 버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흥미로운 발견들 1. 초콜릿이 혈압 낮춰= 매일 3.5온스의 초콜렛을 먹으면 혈압이 낮아진다고 콜롱대 과학자들이 발표했다. 또 하버드대 데이빗 신데어는 붉은 포도주의 성분들이 수명을 70%까지 연장시켜 준다고 밝혔다. 2. 동물의 멸종원인= 가나의 야생동물을 연구하는 한 생물학자는 단혼제(單婚制)가 멸종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포유류들은 수컷 짝이 죽은 뒤에도 정조를 지키는 암컷들 때문에 큰 타격을 입는다. 3. 영국해협 맨몸으로 횡단= 탄소 섬유 날개와 낙하산을 등에 단 34세의 호주인 바움가트너는 최초로 영국 해협 35㎞를 맨몸으로 횡단했다. 4. 40㎞ 상공 점프실패= 8월 59세의 프랑스인이 사상 최초로 지구 상공 40㎞에서 스카이다이빙을 하려다 실패했다. 그를 떠 있게 해 줄 헬륨 풍선이 가스주입 도중 터져 버렸기 때문이다. 5. 화성광들= 화성이 지구에 5,600만㎞까지 접근하면서 아마추어 관측자들은 6만년만에 이 붉은 행성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정리=김문섭기자 cloone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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