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한은행 사태 본격수사로 라 회장 차명계좌 의혹 다시 수사.
검찰이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의 비리의혹을 밝히기 위해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은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차명계좌 의혹을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라 회장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조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어 앞으로 신한금융그룹 지배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관련기사 5면
서울중앙지검은 3일 신한은행이 950억원 상당의 불법대출과 관련해 신 사장을 배임과 횡령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금융조세3부(이준희 부장검사)에 배당해 본격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이 형식상 일반고소사건이지만 금융기관의 문제이고, 대출관련이라 전문부서에 맡기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서는 “무혐의로 끝난 사건이지만, 수사해 봐야 한다”며 수사 범위 확대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수사팀은 먼저 고소장을 검토한 뒤 이르면 내주 초 고소인을 불러 주장을 확인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한 측이 950억여원의 불법대출 혐의로 고소했지만 그 모두가 배임에 해당하는지 신한은행에 결과적으로 얼마의 손실이 났는지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하거나 고소인의 주장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신 사장이 대출과정의 관여 정도와 해당 회사의 부채상환능력 등을 조사한 뒤 배임혐의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과 관련해 필요할 경우 수사기록을 다시 재검토하고 신 사장과의 관계도 들여다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은행은 “신 사장이 950억여원에 이르는 대출취급과정에서 불법대출을 일으켜 배임 혐의가 있고 15억여원의 추가적인 횡령정황이 있다”며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비자금 수사 중에 라 회장이 2007년 타인 명의의 계좌에서 50억원을 인출해 박 전 회장에게 전달한 사실을 파악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