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M&A 회사간 문제" "개입할수도"

경제부총리-금감위장, 적대적 M&A 방어책 시각차

적대적M&A(인수ㆍ합병) 방어책을 놓고 경제부총리와 금감위원장이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외국자본과의 경영권분쟁에 대해 한덕수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회사간의 문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반면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은 ‘개입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비치고 있다. 더구나 이들 두 금융수장이 한쪽은 금융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다른 한쪽은 금융‘감독’정책을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실제로 KT&G와 칼아이칸ㆍ스틸파트너스 연합의 경영권 분쟁을 놓고도 양 수장은 확연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한 부총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KT&G로 촉발된 적대적 M&A 문제는 ‘글로벌스탠더드’에 따라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히 “현재 거론된 (경영권방어)대책들이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밝히면서 거리를 뒀다. 추가적인 경영권방어책을 만들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윤 금감위장은 좀 더 적극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지난 24일 자본시장CEO포럼에서 윤 금감위장은 “(자본시장에서) M&A의 순기능은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투자자 보호차원에서 의무공개매수제도가 회복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론 당시 박상용 연세대 교수가 ‘의무공개매수제도’필요성을 먼저 지적하기는 했지만 M&A시장에서는 상당히 ‘주목할 만한 발언’으로 인식되고 있다. 심지어 윤 금감위장은 “박 교수의 제안을 검토해 보겠다”고까지 발언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 수장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해당 부처 간부들의 입장도 확연하게 차이가 나고 있다. 적대적M&A방어책 마련 필요성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그 동안 국내에서 외국자본에 의해 M&A된 적도 없고, 또 경영권 분쟁이 일었을 때 손해 본 참여자가 있느냐”는 반문이다. 또 역시 글로벌스탠더드를 강조하면서 “미국이나 영국도 독약처방, 황금주제도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며 “국제적 흐름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금감위나 금감원 간부들은 다르다. 국제시장은 이미 머니게임(Money Game)이 지배를 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차원에서 투기성자본에 의한 적대적M&A방어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하고 있다. 특히 모든 기업은 아니더라도 공공성이 있는 기간산업에 대해서만이라도 자유로운 공격에 방어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감위 고위 관계자는 “국제적 흐름에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국내의 현실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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