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참여정부 내각/경제팀 투톱 색깔ㆍ업무스타일] 정통관료-개혁학자 정책조율 무리 없을듯

노무현정부의 첫 경제사령탑을 맡은 김진표 경제부총리와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의 경제관과 업무스타일은 어떨까. 김 부총리와 이 실장은 정통관료, 개혁학자라는 점에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기 때문에 두 사람이 어떤 식으로 업무를 조율할지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청와대 정책실에서 구워진 정책들을 집행하는 일을 맡는다. 그의 셀링 포인트는 관료로서의 풍부한 경험과 조세정책이다. 특히 세제전문가로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는 국세청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경부 세제심의관 세제실장, 재경부 차관, 국무조정실장,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 등 관료로서의 경험을 폭넓게 쌓아왔다. 세제분야에서 김 부총리가 일군 성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 93년 세제심의관으로 금융실명제의 골격을 만들었고 95년에는 부동산실명제를 만들었다. 또 지난 99년과 2000년 세제실장으로 일하면서 소득세율, 법인세율을 전격 인하하는 세제개편을 주도했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란 세제개혁의 중장기 비전은 그의 머리에서 나온 작품이다. 월급쟁이들이 연말정산 때 1년동안 사용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해 소득공제혜택을 볼 수 있는 것도 김 부총리가 세제실장 시절 단행한 세제개편 덕분이다. 연금소득 공제나 에너지세제개편도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세제전문가들은 그를 `우리나라의 세제를 선진세제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크게 기여한 공로자`로 일컫는다. 그의 업무스타일은 `돌쇠형`이다.풍기는 인상이 시골아저씨같이 푸근한데다 일을 할 때도 성실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하로부터 고른 신임을 받고 있다. 조정능력과 친화력도 그의 트레이드마크처럼 된 지 오래다. 특히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도 갖춰 윗사람으로부터의 신임이 두텁다. 지난 2001년 재경부 차관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진념 부총리에게 3개월이후 벌어질 현안들을 미리 챙겨 보고했는데 마치 족집게처럼 알아맞춰 진부총리의 총애를 받았다. 그는 참여정부가 세제개혁을 통한 분배를 추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우 정책실장] 이정우 정책실장은 소장 개혁파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참여정부의 핵심이다. 그는 마지막 재야로 불리는 변형윤 서울대 전 경제학과 교수의 제자들로 이뤄진 `학현(변 전교수의 아호)학파`의 핵심멤버였다. `변형윤스쿨`로 불리는 학현학파는 변 전교수의 제자들 가운데서도 `분배`를 중시하는 진보적 학자 그룹을 일컫는다. 그래서 김대중 정권의 경제정책, DJ노믹스의 산실이 `중경회`였다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은 학현학파의 흐름을 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정책실장은 진보적인 색채가 강한 경제학자로 특히 재벌구조개혁과 소득과 부의 분배 등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노 대통령과는 지난 2001년5월 대통령 정책기획위원회 경제노동분과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간접세 비중이 높고 상속ㆍ증여세가 적게 걷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재벌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이 정책실장은 스스로를 “성장론자도 아니고 분배론자도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간사로 활동할 때에도 자신을 분배론자로 말하는 데 대해 몇 차례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분배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분배경제학을 전공했고 박사학위논문제목도 `한국 경제성장과 임금 불평등`이었다. 그는 작년말 발표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란 논문에서도 “단순히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졌다고 해도 빈곤, 실업, 불평등, 자유등의 개선이 없으면 진정한 발전이 아니다”라고 갈파했다. 이 정책실장을 아는 사람들은 `그가 겸손하고 균형감각이 뛰어나다`고 입을 모은다. 인수위 활동을 같이했던 정부관계자는 “학자들의 경우 소신이 강해 한쪽으로 기우는 경향이 많은데 이 정책실장은 자신의 말을 하기 보다는 남의 얘기를 경청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의 균형감각은 탁월하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김 부총리와의 정책조율이나 부처간 업무조정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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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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