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사이언스]공룡DNA와 부활
조건 복잡…영화속 이야기일뿐
우리에게 공룡 신드롬을 야기했던 '쥬라기 공원'이라는 영화가 있다. 영화에서는 호박 속에 갇힌 중생대 모기의 피 속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 공룡을 부활시킨다.
과연 영화처럼 공룡을 부활시키는 것이 가능할까.
지난 84년 고생물학자들은 140년전에 멸종한 구아가라는 동물의 DNA를 추출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85년에는 4,400년전에 죽은 이집트 미이라의 DNA를 얻었고 그 후로도 5,300년전 석기시대에 살다가 죽은 '아이스맨'과 4만년전에 살았던 매머드의 유전물질을 추출하기도 했다.
특히 93년 고생물학자들은 레바논에서 발견한 1억2,500만년 된 호박에서 '바구미'라는 곤충의 DNA를 추출하는 데 성공했다.
바구미는 공룡시대에 살았던 곤충이지만 공룡의 DNA를 얻을 수는 없었다. 그 뒤 2,500만년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벌에 기생하는 박테리아를 호박 속에서 찾아내 다시 생명을 불어넣기도 했다.
유전공학의 발달로 사람들은 온전한 DNA만 얻으면 공룡을 되살리는 일이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이들은 DNA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DNA는 생물체의 구조와 기능을 총괄하는 설계도. 그렇지만 DNA만으로 생명체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배열이 완벽하게 재구성된다 하더라도 생명이 탄생하려면 수정란 속에 적절한 환경이 갖추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배아가 형성되지 않아 모(母)유전자의 복잡한 배열이 수정란 내부에 제대로 자리잡지 못해 더 이상 발생과정이 진행될 수 없다.
영화에서처럼 과학자들이 공룡을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온전한 공룡 DNA뿐 아니라, 알 내부에 적절한 단백질과 효소들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어미의 유전자까지 알아내야 한다.
만일 공룡을 다시 살려낸다고 하더라도 오늘날의 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날씨와 기후, 전혀 다른 자연환경은 그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공룡의 생존을 위해 중생대의 동식물들을 전부 부활시켜야 하는데 이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분자생물학과 유전공학이 더 발달하면 공룡을 되살리는 게 가능할지 모른다. 하지만 멸종한 동물을 되살리는 데 앞서 인간이 파괴시킨 환경 때문에 지금도 많은 동물들이 멸종해 간다는 사실을 먼저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