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방 산업간 고유가에 따른 도미노식 가격인상이 확산되고 있다. 올들어 유가가 사상 최고 수준을 오르내리자 유화업계가 화섬제품 가격을 큰 폭으로 올렸고, 화섬업계는 이에 반발하다가 직물업계에 공급하는 화섬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직물업계는 화섬업계의 가격인상에 집단으로 반발하고 있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의류업계에 공급하는 직물제품 가격을 올릴 계획이다.
1일 유화업계의 석유화학제품 가격인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화섬업체들은 오는 10월부터 폴리에스테르ㆍ나일론 등 제품가격을 일제히 올리기로 했다. 그동안 유화업계에 가격인하를 여러 번 요구했으나 관철되지 않자 후방산업에 짐을 떠넘기게 됐다.
효성은 다음달부터 나일론 원사 판매가격을 파운드당 10센트 올리기로 결정한 데 이어 폴리에스테르 원사 가격도 비슷한 수준에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오롱 역시 나일론과 폴리에스테르 등 화섬제품의 판매가격을 파운드당 10센트씩 인상할 방침이다. 휴비스와 새한도 제품가격을 파운드당 5~10센트씩 올릴 예정이다. 화섬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화업체의 원료가 인상추세가 장기화하고 있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원유가 상승에 따라 화섬제품 원료가격을 대폭 올린 데 대한 자구책이다. 유화업체들은 나일론 원료인 카프로락탐의 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37.4%, 폴리에스테르의 원료인 TPA와 EG는 각각 25.4%, 20.8%나 올렸다.
이에 대해 화섬원사의 수요처인 직물업계가 집단 반발하고 있다. 일단 화섬업체의 가격인상을 저지해보고 효과가 없으면 직물제품 가격인상을 업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직물업계의 한 관계자는 “화섬업체의 가격인상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의류업체 등에 원단 납품가격 인상을 대대적으로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