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경기지표들이 잇따라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부동산시장의 거품붕괴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3일 11월 신규주택판매가 계절적 요인을 감안해 연간으로 조정했을 때 112만5,000채에 그쳐 전월보다 1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4년1월 23.8%의 감소율을 기록한 후 가장 큰 폭이다. 또 11월 신규주택판매가격의 중간값은 20만6,3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의 20만7,100달러에 비해 약간 하락했다. 지난 16일 상무부가 발표한 11월 신규주택착공건수도 전월보다 13.1% 감소한 177만채로 지난 94년1월의 17% 감소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었다.
이처럼 신규주택착공과 신규주택판매까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미국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지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거품붕괴론자들은 지난 몇 년간 저소득층이 저금리정책에 힘입어 장기주택담보대출(모기지)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집값 상승을 주도했는데, 금리가 오르고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면 부동산시장이 폭락하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소장은 “이달 발표된 지표들은 거품붕괴의 신호탄일 수 있다”며 “다음달에도 주택지표들이 부진한 상태를 이어간다면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부동산경기가 위축될 수는 있지만 거품붕괴까지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간경제분석업체인 FAO이코노믹스의 로버트 브루스카는 “집값 급등, 낮은 임금상승률, 금리인상, 신규주택수요 감소 등으로 내년 부동산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지만 거품붕괴우려는 기우”라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모기지금리가 고정금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시중금리 상승으로 거품붕괴가 야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반박론자들의 주장이다.